2021.04.20 23:58

얼굴 주름살 / 성백군

조회 수 10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얼굴 주름살 / 성백군

 

 

 

 

 

내 얼굴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유난히 주름살이 많다고

 

병원에 가서 지우자는 아내의 말에

 

거울 속 나를 들여다본다

 

 

 

이마 제일 위, 이건

 

당신이 속 썩여서 생긴 것이고

 

중간에 큰 것, 이건

 

내가 성질 못 이겨 내게 화내다가 생긴 것이고

 

아래, 눈썹 위 이건

 

아이들  키우다가  생긴 것이고

 

양쪽 입가에 잔주름살, 이건

 

속없이 실실 웃다가 헛되게 생긴 쓸데없는 것

 

그러고 보니 정말 많기는 하다만

 

내가 만든 것이든 남이 준 것이든

 

내 몸에 붙었으니 다 내 것이 아닌가

 

 

 

 몇 푼 주고 지우면

 

겉이야 그럴듯하게 지워져

 

조금은 젊게 보이겠지만

 

그러다가 속 사연까지 지워지면

 

마음 없는 나는 무얼 믿고 살아가랴

 

 

 

여보, 안 갈래

 

훈장이라 믿어주면 안 되겠니?

 

당신과 내가 함께 만든 삶의 이력이니

 

지울 수는 없잖아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89 눈높이대로 강민경 2016.02.16 190
688 눈꽃 이월란 2008.02.19 79
687 눈[目]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3.31 137
686 눈 안에 든 별 성백군 2009.07.31 883
685 눈 꽃, 사람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9 79
684 눈 감아라, 가로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11 167
683 누전(漏電) 이월란 2008.03.23 151
682 누나 유성룡 2005.12.14 340
681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고백(4)- 작은나무 2019.04.27 168
680 누구를 닮았기에/강민경 강민경 2015.04.05 393
679 누가 뭐라해도 강민경 2009.07.07 660
678 누가 먼 발치에 배미순 2007.04.20 235
677 누가 너더러 1 file 유진왕 2021.08.15 72
676 뇌는 죄가 없다 - Brain is not guilty 박성춘 2010.11.21 754
675 시조 놓친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7 85
674 노을처럼 허공을 휘감으리라 - 김원각 泌縡 2020.08.16 124
673 노을 이월란 2008.02.21 99
672 노시인 <1> 지희선 2007.03.11 175
671 노숙자의 봄 바다 강민경 2018.04.11 220
670 노숙자 성백군 2005.09.19 182
Board Pagination Prev 1 ...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