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021.07.16 13:25

그-먼 돌섬에는 / 천숙녀

조회 수 15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그먼 -돌섬에는.jpg

 

 

그-먼 돌섬에는 / 천숙녀


풀 한 포기 자라고 있지
씨알 하나 부화되고 있지
어둠 내리던 깊은 밤 지난 뒤 동트는 아침
아침 햇살
풀잎 위에 씨알 위에 가장 먼저 비추지
날마다 날 마다 새로운 숨결로
낭랑한 목청 돋우며 살아 삶의 노래 부르지

때로는
여기저기 날아드는 독화살 눈총에도
풀 한 포기 씨알 하나 가시 돋친 고통쯤은
잘도 참아 내더군
꽃 대궁 피워 올린 싱싱한 풀 한 포기
실한 꽃 피웠더군
꽃망울 또한 터지더니 향기로운 꽃이었어
씨알 하나 동해에 부화되어 하늘을 날고 있어
괭이갈매기로 날고 있어

그-먼 돌섬에는
오늘도 달려드는 이웃 나라 헛소리
끊임없이 윙윙거려
철석 철 석 따귀 몇 대 갈기느라 웅성거렸어
느닷없이 들이대는 시퍼런 칼날 외풍에겐
태풍을 일으켜 거센 파고 높이로
탐욕의 몰골 억지까지도 송두리째 뽑아 올려
되 받아 치곤 하더군

나!
너희 억지에 구멍 뻥뻥 뚫렸어도
하얗게 하얗게 질려 피멍이 들었어도
풍향에 살갗 비벼 등불 밝혀 왔거늘
흔들리지 않아
오늘의 이 정도쯤 아무렇지도 않아
내 뿌리 깊숙이 내려 한반도 지켜가는
안 마을 동구(洞口) 외등 될 거야
고요히 물러나 관망하는 붙박이별
동해의 푸른 파수꾼 될 거야
파수
꾼이 될 거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27 새벽, 가로등 불빛 성백군 2005.07.28 269
926 새벽길 이월란 2008.04.22 154
925 새벽에 맞이한 하얀 눈 강민경 2006.02.27 299
924 새분(糞) 작은나무 2019.03.12 184
923 수필 새삼 옛날 군생활얘기, 작은글의 향수 강창오 2016.07.05 317
922 새싹의 인내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09 44
921 새와 나 강민경 2020.05.02 189
920 새해 새 아침의 작은 선물 이승하 2006.12.31 887
919 새해 인사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01 157
918 새해에는 김우영 2011.01.10 526
917 새해에는 / 임영준 박미성 2006.01.03 289
916 생각은 힘이 있다 강민경 2016.09.25 141
915 생각이 짧지 않기를 강민경 2017.05.05 101
914 생명책 속에 박성춘 2009.02.07 355
913 생선 냄새 서 량 2005.07.24 280
912 생선가시 잇몸에 아프게 서 량 2005.02.03 820
911 생의 결산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30 171
910 생의 바른 행로行路에 대한 탐색/ 서용덕 시세계 박영호 2008.09.12 469
909 시조 서성이다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01 144
908 시조 서성이다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4.01 224
Board Pagination Prev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