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6 08:44

윤장로, 건투를 비오

조회 수 86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윤장로, 건투를 비오 >

 

 

윤장로 왈

도둑괭이 새끼들 처마밑에 들였더니

젖도 빨고 밥을 먹기 시작한다고

거 좋은 일이지

 

그런데 6개월만 기다리시게

그 새끼들이 또 새끼를 낳고

그 새끼의 새끼들이 또 새끼를 낳고

자네 집은 풍성한 집안이 될 것일세

삼가 건투를 비네

 

내가 어렸을 제

거금을 주고 비둘기를 한쌍 구하지 않았겠소

사과 상자로 근사한 집을 지어서

처마밑에 정성스레 보금자리를 마련해 줬지

양식도 귀할 땐데

아껴두었던 콩으로 포식을 시키고

 

얼마 안 있어서 알을 두개 낳고

예쁜 새끼를 까더라구

흐뭇하고 대견스럽고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수다

아, 이놈들이 틈만 나면 새끼를 까요

아주 살판 났어

두달만 크면 그 놈들도 알을 낳고

아주 부대가 되고

금새 수십여 마리가 되더이다

 

온 집이 비둘기 똥에

여기저기 날리는 잔 털에

게다가 옆 집 콩밭을 요절을 냈대나 어쨌대나

학교 갔다 왔더니

모두의 시선이 바늘끝이야

나 참 혼났네

 

아무쪼록, 윤장로, 건투를 비오

 

 

 

 

Unknown.jpeg

 

 
  • ?
    독도시인 2021.08.06 14:33
    아, 이놈들이 틈만 나면 새끼를 까요
    아주 살판 났어
    두달만 크면 그 놈들도 알을 낳고
    아주 부대가 되고
    금새 수십여 마리가 되더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6 시조 청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04 79
305 청춘은 아직도 강민경 2019.08.06 72
304 청포도 JamesAhn 2007.08.25 264
303 청혼 하였는데 강민경 2011.06.06 343
302 체험적 시론ㅡ공포와 전율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이승하 2009.10.14 1049
301 초가을인데 / 임영준 뉴요커 2005.09.12 266
300 초고속 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4.10 170
299 초대받은 그대 시인에게 곽상희 2007.08.26 311
298 초록만발/유봉희 1 오연희 2015.03.15 181
297 초록의 기억으로 강민경 2016.07.23 190
296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성백군 2013.07.29 250
295 초석 (礎 石 ) 강민경 2006.08.18 231
294 초승달 성백군 2007.03.15 202
293 초승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01 155
292 초승달이 바다 위에 강민경 2014.01.04 388
291 초여름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0 171
290 초여름 스케치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6.08 159
289 초월심리학과 정신이상 박성춘 2008.02.11 181
288 촛 불 천일칠 2005.01.02 364
287 촛불 강민경 2006.07.12 220
Board Pagination Prev 1 ...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