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0
어제:
134
전체:
4,974,400

이달의 작가
2021.08.16 14:10

상상임신 4

조회 수 1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상상임신

이월란 (2019-1)

 

멋모르고 낳은 아이가 멋모르고 아이를 낳을 때쯤

아이 하나 더 배고 싶다

말이 씨가 되었나 교활한 난자 하나 아직 살아있었다

품에 안고 잔 것들이 한 뼘씩 내려와 배를 맞춘다

한 번도 내 손을 타지 않은 자궁이 나를 엄마라고 불렀다

흘려보낸 핏덩이를 헤아리다

타락하지 않은 수컷으로 동그랗게 부푼 꿈이 착상하는 소리

퍽 하고 터지던 양수에 철퍼덕 엎어지던 아이들은 죽고

착한 노예 같은 아기가 초음파로 논다

2만 헤르츠의 진동이 느린 호르몬을 먹고 팽팽해진다

눈뜬 아침이 입덧을 하면

장난감 모빌 사이로 바람이 먼저 태어나고

예정일에 눈 맞출 때마다 이목구비 달리듯 체중이 늘었다

만삭의 기억마다 다시 차려지는 분만실

철지난 태동의 끝에서

탯줄로 배불리는 얼굴 없는 아기가 한 번씩 배를 찬다

 

 

 

?

  1. 상상임신 4

  2. 이 남자 3

  3. 잔치국수

  4. 유턴

  5. 부활

  6. 난간에서

  7. 화상을 입다

  8. 가짜 귀고리

  9. 사각지대로 가 주세요

  10. House for Sale

  11. The History of Evening

  12. Airport Terminal

  13. The Camellia Girl

  14. Gone With the Wind

  15. Roses of Sharon Have Blossomed!

  16. Homecoming for a Festive Day

  17. Yoga

  18. Cheoseo

  19. The Wall Mirror

  20. Street Cat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