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89
어제:
230
전체:
5,030,085

이달의 작가
2021.08.16 14:16

동백아가씨

조회 수 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동백아가씨

이월란 (2019-2)

 

 

저릿한

슬픔의 뒤뜰에는 언제나

홀연히 서 있는 나보다 젊은 그녀

도려낸 가슴에

한 소절씩 얹어두었을 붉은 꽃잎을

나는 모른다

끝내 모른다

결코 노래가 되지 않던 음치의 세월

지금도 그녀는 배수 좋은 땅에

그저 서 있다

눈물 빠지기 좋은 길

어디쯤 서 보아도

그녀의 청춘은 차마 못할 짓

삼키는 연습을 하다보면

떨어지는 연습까지 하게 된다

송이채 떨어지는 가슴으로 받아낸 날들은

한결같은 그녀의 북방한계선이었다

손 시리고 발 저려

박제된 라디오에서 꽃의 목청이 들리면

그녀의 고통은 찬란해졌다

그녀가 지은 밥을 먹고 자란 것은

오직 슬픔의 아기들

은비늘 반짝이는 두 눈 앞에

유년의 수돗가를 붉게 물들이던

엄마 꽃이 비리다

살다 간 낙화의 땅에서

마지막 온기 품은 겨울의 겨드랑쯤

동명이인의 꽃이 핀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1 동물원을 베고 누운 고릴라 이월란 2015.09.20 187
970 동백 아가씨 이월란 2014.10.22 421
» 동백아가씨 이월란 2021.08.16 62
968 동시 7편 이월란 2008.05.09 443
967 동일인물 이월란 2008.05.10 247
966 동태엄마 이월란 2010.02.15 500
965 두부조림 이월란 2011.07.26 419
964 견공 시리즈 둔갑술(견공시리즈 53) 이월란 2010.02.15 418
963 둥근 집 이월란 2008.12.19 264
962 둥둥 북소리 이월란 2008.06.08 338
961 제1시집 뒤뜰의 장미 이월란 2008.05.09 307
960 뒷모습 이월란 2008.05.09 380
959 제1시집 들꽃 이월란 2008.05.09 304
958 등 굽은 여자 이월란 2008.05.10 360
957 제2시집 등라(藤蘿) 이월란 2008.05.10 343
956 디스토마 이월란 2009.08.06 312
955 디아스포라의 바다 이월란 2008.09.06 219
954 디카 속 노을 이월란 2009.07.27 297
953 딸기방귀 이월란 2010.04.05 455
952 땅을 헤엄치다 이월란 2014.10.22 205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