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02
어제:
156
전체:
5,020,183

이달의 작가
2021.08.16 14:17

흐린 날의 악보

조회 수 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19-9)

 

 

첫 음을 누를 이는 늘 멀리서 온다

오선지에 걸치지 않은

지하 혹은 하늘로부터 온다

연주가 끝나기 전 서둘러 떠나간 이들

그림자 없는 날 거대한 그림자가 되어 온다

구름의 행보로

아다지오 아다지오

쓸쓸함의 음역을 넘어 슬픔의 음계는 늘

한 옥타브 위의 흐림

기울어진 음표마다 물기가 차오르고

빗방울 소름처럼 떨어질 때면

얼굴이 비치는 창을 닫는다

그리운 것은 늘 여백의 몫이었다

살풍경한 침묵의 역할이었다

결코 머물지 않는

구름이 낮은음자리표로 내려앉으면

눈 속의 새가 빛을 모아 날아가고

눈이 부시지 않는

저음의 응시만이 흐른다

누군가 소장하고 있을 기다림이

이윽고 눈이 부실 차례

 

 

우리가 떠나온 곳은 어쩌면 어둠이었다

빛이 사라진 곳에서

이토록 선명해지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영시 Deserve to Die 이월란 2016.08.16 33
1650 영시 No Trap 이월란 2016.08.16 35
1649 영시 A Secret 이월란 2016.08.16 36
1648 영시 A Toby's Confession 이월란 2016.08.16 36
1647 영시 The Spring 이월란 2016.08.16 36
1646 영시 The War of Roses 이월란 2016.08.16 36
1645 영시 The Castle of Tears 이월란 2016.08.16 36
1644 시평 황숙진 평론 이월란 2016.08.15 39
1643 영시 A Solitary Cell 이월란 2016.08.16 39
1642 영시 Little Question, Big Answer 이월란 2016.08.16 39
1641 영시 Mistranslation 이월란 2016.08.16 42
1640 영시 A Dea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3
1639 영시 The Island of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3
1638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43
1637 영시 Island 이월란 2016.08.16 44
1636 영시 A Negro 이월란 2016.08.16 44
1635 영시 The Secon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6
1634 시평 백남규 평론 이월란 2016.08.15 47
1633 영시 Dead End 이월란 2016.08.16 47
1632 영시 A Bird 이월란 2016.08.16 4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