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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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21.08.16 14:17

흐린 날의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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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19-9)

 

 

첫 음을 누를 이는 늘 멀리서 온다

오선지에 걸치지 않은

지하 혹은 하늘로부터 온다

연주가 끝나기 전 서둘러 떠나간 이들

그림자 없는 날 거대한 그림자가 되어 온다

구름의 행보로

아다지오 아다지오

쓸쓸함의 음역을 넘어 슬픔의 음계는 늘

한 옥타브 위의 흐림

기울어진 음표마다 물기가 차오르고

빗방울 소름처럼 떨어질 때면

얼굴이 비치는 창을 닫는다

그리운 것은 늘 여백의 몫이었다

살풍경한 침묵의 역할이었다

결코 머물지 않는

구름이 낮은음자리표로 내려앉으면

눈 속의 새가 빛을 모아 날아가고

눈이 부시지 않는

저음의 응시만이 흐른다

누군가 소장하고 있을 기다림이

이윽고 눈이 부실 차례

 

 

우리가 떠나온 곳은 어쩌면 어둠이었다

빛이 사라진 곳에서

이토록 선명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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