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17
어제:
2,693
전체:
4,981,370

이달의 작가
2021.08.16 14:17

흐린 날의 악보

조회 수 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19-9)

 

 

첫 음을 누를 이는 늘 멀리서 온다

오선지에 걸치지 않은

지하 혹은 하늘로부터 온다

연주가 끝나기 전 서둘러 떠나간 이들

그림자 없는 날 거대한 그림자가 되어 온다

구름의 행보로

아다지오 아다지오

쓸쓸함의 음역을 넘어 슬픔의 음계는 늘

한 옥타브 위의 흐림

기울어진 음표마다 물기가 차오르고

빗방울 소름처럼 떨어질 때면

얼굴이 비치는 창을 닫는다

그리운 것은 늘 여백의 몫이었다

살풍경한 침묵의 역할이었다

결코 머물지 않는

구름이 낮은음자리표로 내려앉으면

눈 속의 새가 빛을 모아 날아가고

눈이 부시지 않는

저음의 응시만이 흐른다

누군가 소장하고 있을 기다림이

이윽고 눈이 부실 차례

 

 

우리가 떠나온 곳은 어쩌면 어둠이었다

빛이 사라진 곳에서

이토록 선명해지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 영시 The History of Evening 1 이월란 2016.08.16 144
30 영시 House for Sale 1 이월란 2016.08.16 71762
29 사각지대로 가 주세요 1 이월란 2016.09.08 94
28 가짜 귀고리 이월란 2016.09.08 96
27 화상을 입다 이월란 2016.09.08 285
26 난간에서 이월란 2016.09.08 108
25 부활 1 이월란 2016.09.08 122
24 유턴 4 이월란 2016.09.08 173
23 잔치국수 2 이월란 2016.09.08 209
22 이 남자 3 5 이월란 2016.09.08 457
21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17
20 눈길 이월란 2021.08.16 36
19 동백아가씨 이월란 2021.08.16 38
»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21.08.16 36
17 노을 5 이월란 2021.08.16 42
16 마스크 이월란 2021.08.16 31
15 야경 찍는 법 이월란 2021.08.16 35
14 홀수의 미학 이월란 2021.08.16 44
13 접속 이월란 2021.08.16 41
12 토르소 이월란 2021.08.16 65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