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2
어제:
338
전체:
5,022,051

이달의 작가
2021.08.16 14:29

공항 가는 길

조회 수 5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공항 가는 길

이월란 (2020-5)

 

새처럼 날아야 닿을 수 있는 집이 있다

둥지를 떠난 새였다

위태로운 횃대에 올라앉을 때마다

한 마리의 세상에 대해 조급해지곤 했다

한 번도 타국에 살고 있다고 여기지 못했다

모국이라고 여기며 모국에 살아본 적이 없으므로

 

문을 열고 나가는 세상은

출입국관리소처럼 매일 태생지와 행선지를 묻는다

절망이 길을 내고 외로움이 길이 되던

흔들리는 땅 위에 올라탄 탑승객처럼

반입 되지 않는 그리움을 숨기고

뜨고 내리기 좋은, 여기는 변두리

 

완벽한 비행을 위해선 제일 먼저

날개 한 쌍 돋아나는 일

날개를 사기 위해선 먼저 국적을 사야 한다

네모난 집은 둥근 국적이 사는 곳이었다

바람이 접히는 모서리마다 여백이 생겼다

 

환율처럼 오르내리는 날개를 달고

다섯 번째 계절로 가방을 싼다

하루에 하나씩 지워내던 그 이름으로

싸다보면 이민가방이 되는 촌스런 여행

환절기마다 병을 앓는 두 개의 체온으로

몸져누우면 꼭 새가 되곤 했었다

 

쌍팔년도라고 불리는 고전을 읽기 위해

회항하는 사람들은 눈이 부시다

담장만큼 낮아진 국경을 넘을 때마다

날개가 닿을 수 없는 속도가 있음을 알게 된다

날개 없음을 타고난 것은 차라리 잘 된 일

깃 떨어질 때마다 날개를 묻어야 했으므로

 

핸들에 감기는 길마다 활주로를 닮아 있다

기억의 맥박으로 날아오르는 길

은빛으로 무거워진 새 한 마리

날짐승 같은 노을을 토해내며

가슴의 시차를 넘고 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1 어린 결혼 이월란 2010.04.27 413
410 견공 시리즈 개꿈(견공시리즈 66) 이월란 2010.06.07 413
409 향기로운 부패 이월란 2010.11.24 413
408 또 하나의 얼굴 이월란 2008.05.08 414
407 견공 시리즈 마흔 다섯 계단(견공시리즈 58) 이월란 2010.03.15 414
406 주정하는 새 이월란 2011.03.18 414
405 견공 시리즈 선텐 (견공시리즈 93) 이월란 2011.04.09 414
404 견공 시리즈 새 길 (견공시리즈 126) 이월란 2012.08.17 414
403 제1시집 삶은 계란을 까며 이월란 2008.05.09 415
402 영문 수필 Mortal Gods 이월란 2011.03.18 415
401 인사이드 아웃 이월란 2008.05.10 416
400 알레르기 이월란 2009.04.09 416
399 견공 시리즈 빛의 아들(견공시리즈 49) 이월란 2009.11.25 416
398 금단(禁斷) 이월란 2010.04.18 416
397 견공 시리즈 개(견공시리즈 70) 이월란 2010.06.12 416
396 캔들 라이트 이월란 2010.06.12 416
395 판게아 이월란 2011.04.09 416
394 별리(別離) 이월란 2008.05.10 417
393 견공 시리즈 오수(午睡)의 나라(견공시리즈 5) 이월란 2009.05.30 417
392 하늘이 무거운 새 이월란 2009.12.09 417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