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99
어제:
230
전체:
5,030,095

이달의 작가
2021.08.16 14:37

언니

조회 수 11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언니

이월란 (2020-4)

 

그녀는 논두렁에 를 버린 적이 있다

 

먼저 두려워보고 먼저 속아본 탓일까 늙은 엄마 대신 내 등을 밀어주며 땀방울처럼 그녀를 흘리곤 했다 방울방울 쓸어 모은 그녀는 실어증에 걸린 가을과 마주앉아

 

슬픔보다 더 긴 손가락으로 한 옥타브 더 올라간 곳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떨어지는 눈동자 따라 하나 둘 버려지는 세상을 두드려보곤 했는데

 

인연은 폭력적이야

 

땋아 내린 머리를 풀어 내릴 때쯤이던가 자두꽃 만개할 때 뿌린다는 제초제를 삼키고 자두꽃이 되고 싶었지

 

아픈 손들이 식도에서 타오를 때쯤 가을은 재가 되고 뒤돌아보던 얼굴은 흑백사진으로 남고 싶었을까 인드라의 구슬 반지를 끼고 타국의 공주처럼 국경을 넘어오던 여자

 

버려본 적 있니?

 

안개가 독처럼 퍼져나가는

논둑길 발자국 사이로 그녀가 소문처럼 걸어 나간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91 엉기지 말라 그랬지 이월란 2009.02.14 292
1190 이월란 2009.11.25 376
1189 엄만 집에 있어 이월란 2008.05.10 403
1188 엄마는 생각 중 이월란 2009.04.07 263
1187 견공 시리즈 엄마 엄마 나 죽거든 (견공시리즈 119) 이월란 2012.04.10 444
1186 제3시집 언어의 섬 이월란 2010.02.21 470
1185 언약 이월란 2008.05.10 244
1184 제3시집 언다큐멘티드 에일리언 이월란 2012.08.17 473
» 언니 이월란 2021.08.16 110
1182 어항 이월란 2008.05.07 509
1181 어제는 자유 이월란 2010.10.29 516
1180 어릴 때 나는 이월란 2011.05.10 464
1179 어린 결혼 이월란 2010.04.27 413
1178 어떤 하루 이월란 2008.05.10 293
1177 제1시집 어떤 진단서 이월란 2008.05.09 300
1176 어떤 사랑 이월란 2008.05.10 243
1175 어떤 기다림 이월란 2008.05.10 216
1174 어둠의 입 이월란 2009.06.10 311
1173 어둠숨쉬기 이월란 2008.10.26 225
1172 어둠과 나무 이월란 2011.10.24 396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