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3
어제:
176
전체:
5,020,924

이달의 작가
2021.08.16 14:39

RE: 새벽

조회 수 12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RE: 새벽 

이월란 (2020-6)

 

눈물처럼 떨어진 해가 다시 떠오른다는 건 유리벽처럼 만질 수 없는 닿을 수 없는 그 너머가 훤히 보인다는 건 쫓기거나 헤매다 튕겨져 나온 흉몽 끝에 한 마리 두 마리 떨어져 내리는 방음벽 같은 새의 벽

 

어둠이 솎아낸 것이 단지 아픔이었으면 하는 건 울창하게 떠오른 새소리로도 묻히지 않는 어제의 고통이 제일 먼저 눈을 뜨는 이치

 

두 발 디딘 나의 집도 둥둥 떠올라 어제와 오늘 사이에 바다가 차오른다면 사막이 번진다면 하는 건 단지 다시 눈뜨는 어제를 버리고 싶을 뿐

 

불모의 간격을 사이에 두고 미리 건져 접시 위에 담길 아침은 마음껏 떠올라 새로울 것 없는 아보카도빛 숲 혹은 늪

 

거리를 두고 벽을 세워도 퍼져나가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되어야 해 밤새 자라 흡반처럼 질겨진 손발로 잠 끝에 들지 못해 다시 타고 오르거나 다시 미끄러져 내리거나

 

오늘따라 새로운 벽이 자라는 소리, 문안처럼 새벽이 온 것은 그 때였어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71 금치산녀 이월란 2009.08.29 503
1470 변기 위의 철학 이월란 2010.12.14 502
1469 숲의 함성 이월란 2010.10.29 502
1468 여행, 일탈을 맛보다 이월란 2008.05.07 502
1467 동태엄마 이월란 2010.02.15 500
1466 픽션과 논픽션 이월란 2010.05.21 499
1465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이월란 2008.05.10 499
1464 제3시집 인형의 눈 이월란 2011.09.09 498
1463 기우杞憂 이월란 2011.01.30 498
1462 피카소 안경 이월란 2009.10.14 497
1461 제3시집 흔들리는 집 6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아이] 이월란 2008.11.12 497
1460 주머니 속 돌멩이 이월란 2011.10.24 496
1459 견공 시리즈 토비, 천연 스모키 화장의 진수를 보여주다(견공시리즈 52) 이월란 2010.01.11 496
1458 관계 이월란 2011.01.30 495
1457 바벨피쉬 이월란 2010.04.13 495
1456 칼 가는 사람 이월란 2009.05.04 495
1455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이월란 2010.03.15 494
1454 제3시집 GI 신부 이월란 2010.09.06 493
1453 견공 시리즈 짝사랑(견공시리즈 11) 이월란 2009.08.13 492
1452 1회용 장갑 이월란 2008.05.08 492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