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86
어제:
4,487
전체:
5,871,080

이달의 작가
제4시집
2021.08.16 14:39

RE: 새벽

조회 수 68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RE: 새벽 

이월란 (2020-6)

 

눈물처럼 떨어진 해가 다시 떠오른다는 건 유리벽처럼 만질 수 없는 닿을 수 없는 그 너머가 훤히 보인다는 건 쫓기거나 헤매다 튕겨져 나온 흉몽 끝에 한 마리 두 마리 떨어져 내리는 방음벽 같은 새의 벽

 

어둠이 솎아낸 것이 단지 아픔이었으면 하는 건 울창하게 떠오른 새소리로도 묻히지 않는 어제의 고통이 제일 먼저 눈을 뜨는 이치

 

두 발 디딘 나의 집도 둥둥 떠올라 어제와 오늘 사이에 바다가 차오른다면 사막이 번진다면 하는 건 단지 다시 눈뜨는 어제를 버리고 싶을 뿐

 

불모의 간격을 사이에 두고 미리 건져 접시 위에 담길 아침은 마음껏 떠올라 새로울 것 없는 아보카도빛 숲 혹은 늪

 

거리를 두고 벽을 세워도 퍼져나가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되어야 해 밤새 자라 흡반처럼 질겨진 손발로 잠 끝에 들지 못해 다시 타고 오르거나 다시 미끄러져 내리거나

 

오늘따라 새로운 벽이 자라는 소리, 문안처럼 새벽이 온 것은 그 때였어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7 제4시집 해당 국가에서의 접근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월란 2025.05.17 528
1656 제4시집 Mother's Day 이월란 2025.05.17 498
1655 제4시집 혼혈 이월란 2025.05.17 496
1654 제4시집 스케이프 고트 1 이월란 2025.05.17 486
1653 제4시집 스케이프 고트 2 이월란 2025.05.17 456
1652 제4시집 안락하게 죽이는 법 이월란 2025.05.17 498
1651 제4시집 들꽃 이월란 2025.05.17 514
1650 제4시집 오디오북 이월란 2021.08.16 721
1649 제4시집 물병과 병물 이월란 2021.08.16 719
» 제4시집 RE: 새벽 이월란 2021.08.16 687
1647 제4시집 다섯 개의 비밀 이월란 2021.08.16 711
1646 제4시집 언니 이월란 2021.08.16 707
1645 안녕, 눈동자 이월란 2021.08.16 594
1644 클래스 바 (Class Barre) 이월란 2021.08.16 662
1643 바나나 속이기 이월란 2021.08.16 643
1642 오래된 가족 이월란 2021.08.16 607
1641 제4시집 창세기 다시보기 이월란 2021.08.16 663
1640 제4시집 공항 가는 길 이월란 2021.08.16 695
1639 제4시집 토르소 이월란 2021.08.16 748
1638 제4시집 접속 이월란 2021.08.16 69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