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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제4시집
2025.05.17 11:54

스케이프 고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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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프 고트 2 / 이월란

                                                                                   —LA 429 폭동 30주년에 부쳐

 

인종의 바다에 빙산의 일각이 떠다녔어요

벌써 오래된 이야기

해저까지 감춰진 거대함을 아무도 말하지 않았죠

말하지 못했죠

 

산처럼 떠 있는 얼음덩이가 조금씩 녹아내릴 때마다

그것은 눈물이 되었는데

 

눈물을 닦고 다시 일어서는 그들은 마녀가 틀림없어요 마녀의 연고를 바르면 기분이 좋아지거나 날아다닐 수 있대요 치마를 벗고 십자가에 궁둥이를 댄 채 큰 소리로 맹세하지요 악마에게 약속한 표식은 찢어진 눈, 해가 지면 주문을 외워요 아메리칸드림 아메리칸드림

 

계층의 바다에

노예처럼 다시 태어나는 스케이프 고트

인종의 바다에

바이러스처럼 다시 태어나는 뉴 니그로

 

감염된 사람들은 화염 속에서 밀입국한 꿈을 약탈하고

엄마, 나는 왜 찢어진 눈을 가졌나요

열두 살 두 눈앞에 쓰러진 아버지는 새벽기도에서 돌아온 엔젤리노

 

부활한 백색 테러에 불을 붙이고 다시 화형당하는 꿈

마술을 부리는 중세의 마녀를 불러올 때마다

불타는 십자가에 꽃을 피우는 계절병이 도져요

 

분노와 증오가 만나는 뒷골목에서는

가해자 아니면 피해자, 카인 아니면 아벨

꿈의 체위에 따라 창과 방패가 수시로 바뀌죠

 

눈 떠도 사라지지 않는 악몽처럼 유색의 꿈이 표백 당하고

빛나는 이마에 찍히는 낙인은 견딜수록 날이 서는 울음이에요

 

좀비처럼 되살아나는 폭동에서 살아남은 것은

모델 마이너리티의 침묵의 입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호시절의 한가한 꿈이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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