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8 10:22

늦가을 억새 / 성백군

조회 수 16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늦가을 억새 / 성백군

 

 

늦가을

산마루를 거닐던 노신사

오름길이 힘든지 잠시 멈춰서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봅니다

 

실바람에도

흰 머리카락은 먼 길 떠나려 하고

굽은 등은 수렁에 빠진 양 휘청거리는데

발밑, 저 유년의 산기슭에는

아직도 세상을 이기려고 악착 떨던

초록의 모습이 선명합니다

 

버리면 되는데

이 나이 먹도록 포기가 안 돼

삶을 놓을 수가 없어서

골짜기에 이는 고운 단풍은 울긋불긋 피멍인 것 같고

언덕 위 나목의 힘찬 가지들은 쓸쓸합니다

 

그래도, 낙엽은 지고

떨어지면서 바람과 함께 멀리 뜨나 가는데

늦가을 억새는

몇 안 남은 홑 씨 그걸 놓지 못해서

바람에 목을 맵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보이는 것이 다인 것처럼

아둥바둥 살아가는 세상사 인간들의 모습입니다

 

 

  • ?
    독도시인 2021.12.29 12:11
    낙엽은 지고
    떨어지면서 바람과 함께 멀리 뜨나 가는데
    늦가을 억새는
    몇 안 남은 홑 씨 그걸 놓지 못해서
    바람에 목을 맵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보이는 것이 다인 것처럼
    아둥바둥 살아가는 세상사 인간들의 모습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7 세상을 열기엔- 손홍집 2006.04.09 161
226 후곡리 풍경 손홍집 2006.04.09 365
225 에밀레종 손홍집 2006.04.09 195
224 새 출발 유성룡 2006.04.08 329
223 시인이여 초연하라 손홍집 2006.04.08 171
222 첫경험 강민경 2006.04.08 293
221 토끼 허리에 지뢰 100만 개 file 장동만 2006.04.08 586
220 시적 사유와 초월 손홍집 2006.04.08 560
219 거울 유성룡 2006.04.08 174
218 [칼럼] 한국문학의 병폐성에 대해 손홍집 2006.04.08 304
217 시지프스의 독백 손홍집 2006.04.07 336
216 축시 손홍집 2006.04.07 265
215 봄의 부활 손홍집 2006.04.07 219
214 신선과 비올라 손홍집 2006.04.07 165
213 꽃비 강민경 2006.04.07 208
212 마늘을 찧다가 성백군 2006.04.05 359
211 물(水) 성백군 2006.04.05 168
210 내 사월은 김사빈 2006.04.04 185
209 4월의 하늘가 유성룡 2006.03.28 224
208 네가 올까 유성룡 2006.03.28 216
Board Pagination Prev 1 ...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