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23 05:03
대로변 한 끝자락
수줍은 듯 콕 박힌
막다른 꼬리 도로
여느 곳과 다름없이 정차한 차 풍경
꾸역꾸역 이어진 집들의 행렬
같은 햇볕 조각 속에 나래피고
비바람 속의 가쁜 호흡을 나누건만
지나쳐 가고 오는 지난 30여년간
단 한 번의
삶의 그림자 조차도 본 적 없는
참으로 신기한 길
이름하여 파묻힌 계곡
짐작건데 일선에서 후퇴한 후
고요를 벗삼아 하루하루를 빚어나가는
은퇴자들의 닫힌 공간
이미 기가 다 빠져서인가?
내려진 무대막 뒤로 익살맞은 숨바꼭질이 시작된건가?
아무리 황혼의 안식처라지만
그렇게 내동댕이 쳐진 채 침묵할수가?
보이지 않은 영혼의 길 답습 중이라도
한 번쯤은 삐끗한 발디딤으로
이 침묵의 수수께끼가 깨질수 있을텐데?
그 때가 언제일까? 정녕 아니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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