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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겨울 시멘트 바닥에 누워보면 / 천숙녀

불면을 베고 눕는 자리 젖은 슬픔 배어있다

골골이 찢긴 가슴 울음 밟고 일어설 때

지독히 매운 고추는 장독에서 삭고 있지

말없는 세상에 들어 말문을 잃었어도

침묵의 행간 사이 말문이 트고 있어

동여 맨 매듭이 풀려 가얏고를 뜯는 손

토혈吐血 같은 한恨 맺힘은 속 바닥 깊이 긁어내고

지우지 못한 설움은 도르래가 감아올려

지친 몸 마음 세운 뒤 초목으로 청청하길

찬 겨울 시멘트 바닥에 누워보면 알게 되지

희미한 등촉 꺼진 밤이 얼마나 춥고 적막한지

곧은 뜻 편지함에 담아 새 생명生命 씨앗 뿌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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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0 시조 빈터 / 천숙녀 독도시인 2022.03.06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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