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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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6.08.23 11:12

휘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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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둘리다/오연희

모난 너
그 써늘한 첫만남의 기억은
까맣게 잊었다
마구 쏟아내는 내 마음의 소리
무한정 수용하는 너
진실된 것 헛된 것 가증스러운 것까지
모두 담아도
침묵할 줄 아는 네가 있어
안심이다
너를 부릴 줄 아는 것이
자랑스러운 세월
낡아져 가는 내 저장기능을 탓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잠시만 홀로 두어도 창문을 닫아걸고
죽은 듯이 잠잠한 너
그 섬뜩한 토라짐에
문고리 살짝 흔들어 생존을 확인한다
한숨 길게 돌리고 나면
‘증명하라’ 엄한 소리
서둘러 나를 입력시킨다
‘접속권한이 없습니다. 다시 시도해 주세요’
한치의 오차도 허용 않는 너
또박또박 나를 입력한 후
숨죽여 기다린다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얼만큼의 거리를 두는
결국은 모난 너에게
마냥 휘둘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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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이어리

  2. 숨쉬는 것은 모두 빛이다

  3. 시월의 시카고

  4. 절제의 계절

  5. 창밖을 보며

  6. [이 아침에] 한복 입고 교회가는 날 (12/21/13)

  7. 가을

  8. [이 아침에] 기찻길 따라 흐르는 마음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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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광주에 가다

  11. 따땃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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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낮잠

  15. 그랜드 케뇬

  16. 김치맛

  17. 그런 날은

  18. 휘둘리다

  19. 한지붕 두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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