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6
어제:
16
전체:
1,293,467

이달의 작가
2006.08.23 11:12

휘둘리다

조회 수 74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휘둘리다/오연희

모난 너
그 써늘한 첫만남의 기억은
까맣게 잊었다
마구 쏟아내는 내 마음의 소리
무한정 수용하는 너
진실된 것 헛된 것 가증스러운 것까지
모두 담아도
침묵할 줄 아는 네가 있어
안심이다
너를 부릴 줄 아는 것이
자랑스러운 세월
낡아져 가는 내 저장기능을 탓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잠시만 홀로 두어도 창문을 닫아걸고
죽은 듯이 잠잠한 너
그 섬뜩한 토라짐에
문고리 살짝 흔들어 생존을 확인한다
한숨 길게 돌리고 나면
‘증명하라’ 엄한 소리
서둘러 나를 입력시킨다
‘접속권한이 없습니다. 다시 시도해 주세요’
한치의 오차도 허용 않는 너
또박또박 나를 입력한 후
숨죽여 기다린다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얼만큼의 거리를 두는
결국은 모난 너에게
마냥 휘둘리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9 그래도 그 말 밖에 오연희 2014.02.14 710
288 수필 [이 아침에] 나이 들어 더 아름다운 사람 (2/5/14) 오연희 2014.02.13 534
287 안단 오연희 2014.02.13 362
286 수필 [이 아침에] 네 자매가 함께 떠나는 여행 (1/22/2014) 오연희 2014.01.23 550
285 수필 [이 아침에] 한복 입고 교회가는 날 (12/21/13) 오연희 2014.01.23 769
284 국화차를 마시며 오연희 2013.12.08 603
283 수필 [이 아침에] 다문화 사회로 가는 한국 (12/7/2013) 오연희 2013.12.08 516
282 수필 [열린 광장] 엄마 곁에서 보낸 짧은 나날들 11/22 오연희 2013.12.08 378
281 수필 [이 아침에]오빠와 함께 했던 '추억의 창고' 11/12 오연희 2013.12.08 651
280 수필 [이 아침에] 불편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들 10/29 오연희 2013.12.08 692
279 수필 [이 아침에] 북한 여성 '설경'에 대한 추억 오연희 2013.10.21 591
278 수필 [이 아침에] 친구 부부의 부엌이 그립다 오연희 2013.10.21 517
277 암초 오연희 2013.10.05 449
276 아마 릴리스 오연희 2013.10.05 434
275 수필 [이 아침에] 찢어진 청바지에 슬리퍼 신은 목사 오연희 2013.09.25 731
274 수필 [이 아침에] 이육사의 '청포도'는 무슨 색일까? 오연희 2013.09.25 806
273 수필 [이 아침에] 부족함이 주는 풍요로움 오연희 2013.08.28 559
272 수필 [이 아침에]마음속에 그리는 '해피엔딩' 오연희 2013.08.28 444
271 지구에 등불 밝히다 오연희 2013.08.15 429
270 공작새 오연희 2013.08.15 64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