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45
어제:
65
전체:
1,292,728

이달의 작가
2006.08.23 11:12

휘둘리다

조회 수 73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휘둘리다/오연희

모난 너
그 써늘한 첫만남의 기억은
까맣게 잊었다
마구 쏟아내는 내 마음의 소리
무한정 수용하는 너
진실된 것 헛된 것 가증스러운 것까지
모두 담아도
침묵할 줄 아는 네가 있어
안심이다
너를 부릴 줄 아는 것이
자랑스러운 세월
낡아져 가는 내 저장기능을 탓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잠시만 홀로 두어도 창문을 닫아걸고
죽은 듯이 잠잠한 너
그 섬뜩한 토라짐에
문고리 살짝 흔들어 생존을 확인한다
한숨 길게 돌리고 나면
‘증명하라’ 엄한 소리
서둘러 나를 입력시킨다
‘접속권한이 없습니다. 다시 시도해 주세요’
한치의 오차도 허용 않는 너
또박또박 나를 입력한 후
숨죽여 기다린다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얼만큼의 거리를 두는
결국은 모난 너에게
마냥 휘둘리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9 수필 [이 아침에] 중국에서 온 '짝퉁' 가방 1/7/2015 오연희 2015.01.09 50
408 수필 [이 아침에] 못 생겼다고 괄시받는 여자 1/24/2015 오연희 2015.01.25 56
407 2023 한국일보창간 축시 file 오연희 2023.07.17 72
406 하늘에서 왔어요 오연희 2015.07.07 86
405 수필 오케스트라의 단원 선발기준은? 오연희 2015.07.06 93
404 수필 다시, '존 웨인'을 찾아서 2 오연희 2022.03.08 93
403 디카시-노을 file 오연희 2023.07.18 94
402 수필 렌트로 살기, 주인으로 살기 4 오연희 2016.08.25 99
401 나의 영상시 풀의 역사 3 오연희 2021.03.19 100
400 수필 역사 드라마와 대통령 선거 오연희 2022.02.23 100
399 수필 자매들의 대통령 선거 열풍 오연희 2022.03.24 103
398 수필 코로나 시대의 여행 풍경 2 오연희 2022.02.23 105
397 나의 영상시 우연히, 옹녀 2 file 오연희 2021.11.14 106
396 수필 애써 가꿔야 열리는 '관계' 오연희 2017.09.01 110
395 수필 양로병원에서 만난 어머니 2 오연희 2022.06.17 114
394 나의 영상시 황금빛 사막 3 오연희 2021.03.30 118
393 무너진 나무 한 그루 오연희 2015.07.07 120
392 수필 두 개의 생일 기념 사진 오연희 2022.04.05 120
391 수필 김밥 이야기 오연희 2022.04.29 123
390 나의 영상시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고 싶다 오연희 2021.06.17 12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