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 눈의 위로
2022.03.03 12:52
눈이 내린다.
소복소복 하염없이 내린다.
나의 허물을 덮어 주듯이…
눈이 내린다.
말없이 내린다.
마치 내 죄를 묻지 않겠다는 듯이…
없는 허물도 들추어 내고
작은 허물도 확대 재생하는
비정한 세상에
눈, 눈, 눈
눈이 내린다
하얗게 눈이 내린다.
원래는
아기처럼 착한
하얀 세상이었다는 듯이…
큰 죄 작은 죄
알고도 짓고 모르고도 지은 죄
생각과 말과 행위로 지은 죄
하얀 설원에 무릎 꿇고
오늘은
고백성사라도 하고 싶다.
천만금 죄의 무게에 비해
깃털처럼 가벼이 주는 보속
지나고 보면 모두가 은총인 것을.
눈이 내린다.
하염없이 내린다.
솜털 이불 덮어주려는 듯이…
다독이던 손길 위로
전해 오는
천상의 엄마 목소리
괜찮다, 괜찮다.
더 좋아질 거야.
다 지나가기 마련이란다.
하필이면
냉기 어린 겨울철에 내리는 눈.
그의 따스한 맘을 알겠다.
(사진 : 김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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