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26
전체:
1,293,415

이달의 작가
2014.11.26 08:00

풍선

조회 수 19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풍선

                   오연희

그녀, 바람 들었어요
가슴이 탱탱 부풀었어요

땅에서 발을 떼야 살아나는 바람이에요
일단 바람만 잡아타면
바람이 바람을 밀어 올려요
멀리 아주 멀리 바람피우러 떠나요
까마득히 잊혀진 곳에서
아, 버틸 수 없는 바람의 탄성
하늘과 땅 사이 아무도 모르는 바람의 일
사라지는 것은 잊혀지는 것
그녀가 아는 것은 그것뿐

그대 입김에 또 가슴 부푸는
영원히 철모르는 바람꽃이에요





2015년 미주문학 봄호에 실린 김기택시인의 시평


오연희의 <풍선>은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풍선에 재미있게 비유한 시입니다. 바람은 공기의 운동이면서 욕망을 충족시키고 싶은 마음의 운동이기도 하지요. 인간의 심리에는 현실의 억압에서 벗어나 가볍게 날아오르고 싶은 본능이 있습니다. 바슐라르에 의하면, 꿈의 세계에서는 날개가 있어서 나는 것이 아니라 날아올랐기 때문에 날개가 있는 것처럼 느낀다고 합니다. 꿈꾸는 사람에게는 실체적인 가벼움, 전 존재의 가벼움, 그 꿈을 경험하는 사람 자신도 원인을 알 수 없는, 가벼움 자체로서의 가벼움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삶의 가장 깊은 본능의 하나인 가벼움의 본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꿈꾸는 사람은 날개의 힘으로 나는 게 아니라 가벼움의 본능 때문에 날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와 현실에 적응하기 위하여 이순수한 무욕의 본능을 억압하게 됩니다. 시인은 이 바람의 힘에서 근원적인 생명력을 느끼고 이것을 회복하려는 사람입니다. “하늘과 땅 사이 아무도 모르는 바람의 일에 참여하려고 하고, “가슴 부푸는/영원히 철모르는 바람꽃이 되려는 사람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9 수필 한 편의 시가 던져준 용기 2 오연희 2018.08.07 195
388 수필 꿈같은 인연 그리고 만남 6 오연희 2018.06.14 383
387 수필 경계가 없는 세계 2 오연희 2018.05.22 189
386 수필 선생을 찾아서 3 오연희 2018.04.27 146
385 수필 전자박람회의 미투 6 오연희 2018.03.18 188
384 수필 쉽지 않은 시간 후에 오는 5 오연희 2018.02.21 222
383 수필 진짜 제 모습이 가장 예쁘다 2 오연희 2018.01.24 160
382 수필 겨울 바다에서 꿈꾸는 새해 소망 6 오연희 2017.12.29 197
381 수필 '우두커니'를 거부하는 사람들 4 오연희 2017.11.30 184
380 수필 가을, 쇼핑의 계절 2 오연희 2017.11.13 138
379 수필 아름다운 마지막 풍경 6 file 오연희 2017.10.23 230
378 수필 아픔을 이해하는 공감능력 2 오연희 2017.09.25 263
377 황금빛 사막 오연희 2017.09.19 178
376 수필 애써 가꿔야 열리는 '관계' 오연희 2017.09.01 110
375 수필 '조심조심, 미리미리' 오연희 2017.08.02 142
374 수필 흠뻑 빠졌던 책 한 권 - '외로운 여정' 3 오연희 2017.07.05 285
373 사랑한다는 말은 2 오연희 2017.06.20 344
372 수필 머리 가려움증과 한국인의 정 3 오연희 2017.06.14 349
371 사랑 시 쓰기 7 오연희 2017.05.16 358
370 수필 동정과 사랑 사이 6 오연희 2017.05.12 17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