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45
어제:
290
전체:
1,317,812

이달의 작가
2014.11.26 08:00

풍선

조회 수 2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풍선

                   오연희

그녀, 바람 들었어요
가슴이 탱탱 부풀었어요

땅에서 발을 떼야 살아나는 바람이에요
일단 바람만 잡아타면
바람이 바람을 밀어 올려요
멀리 아주 멀리 바람피우러 떠나요
까마득히 잊혀진 곳에서
아, 버틸 수 없는 바람의 탄성
하늘과 땅 사이 아무도 모르는 바람의 일
사라지는 것은 잊혀지는 것
그녀가 아는 것은 그것뿐

그대 입김에 또 가슴 부푸는
영원히 철모르는 바람꽃이에요





2015년 미주문학 봄호에 실린 김기택시인의 시평


오연희의 <풍선>은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풍선에 재미있게 비유한 시입니다. 바람은 공기의 운동이면서 욕망을 충족시키고 싶은 마음의 운동이기도 하지요. 인간의 심리에는 현실의 억압에서 벗어나 가볍게 날아오르고 싶은 본능이 있습니다. 바슐라르에 의하면, 꿈의 세계에서는 날개가 있어서 나는 것이 아니라 날아올랐기 때문에 날개가 있는 것처럼 느낀다고 합니다. 꿈꾸는 사람에게는 실체적인 가벼움, 전 존재의 가벼움, 그 꿈을 경험하는 사람 자신도 원인을 알 수 없는, 가벼움 자체로서의 가벼움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삶의 가장 깊은 본능의 하나인 가벼움의 본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꿈꾸는 사람은 날개의 힘으로 나는 게 아니라 가벼움의 본능 때문에 날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와 현실에 적응하기 위하여 이순수한 무욕의 본능을 억압하게 됩니다. 시인은 이 바람의 힘에서 근원적인 생명력을 느끼고 이것을 회복하려는 사람입니다. “하늘과 땅 사이 아무도 모르는 바람의 일에 참여하려고 하고, “가슴 부푸는/영원히 철모르는 바람꽃이 되려는 사람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9 무너진 나무 한 그루 오연희 2015.07.07 135
328 수필 "결혼 생활, 그거 쉽지 않지" 오연희 2015.07.06 302
327 수필 애리조나, 영국, LA에 살아보니 오연희 2015.07.06 316
326 수필 중년에서 노년으로 가는 시간 오연희 2015.07.06 305
325 수필 '드롭 박스'에 버려지는 아기들 오연희 2015.07.06 190
324 수필 오케스트라의 단원 선발기준은? 오연희 2015.07.06 113
323 수필 미국에서 꿈꾸는 '지란지교' 오연희 2015.07.06 237
322 수필 아주 오래된 인연의 끈 오연희 2015.07.06 306
321 수필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오연희 2015.07.06 157
320 수필 [이 아침에] 못 생겼다고 괄시받는 여자 1/24/2015 오연희 2015.01.25 69
319 수필 [이 아침에] 중국에서 온 '짝퉁' 가방 1/7/2015 오연희 2015.01.09 58
318 수필 [이 아침에] 몸 따로 마음 따로인 나이 12/19/2014 오연희 2014.12.30 257
317 가을 길을 걷다가 오연희 2014.11.26 286
» 풍선 오연희 2014.11.26 224
315 호흡하는 것들은 오연희 2014.11.26 318
314 수필 [이 아침에] 공공 수영장의 '무법자' 11/26/2014 오연희 2014.11.26 264
313 수필 [이 아침에] 성탄 트리가 생각나는 계절 11/13/2014 오연희 2014.11.26 392
312 수필 찾지 못한 답 오연희 2014.10.24 256
311 수필 [이 아침에] "엄마, 두부고명 어떻게 만들어요?" 10/22/14 오연희 2014.10.24 577
310 수필 [이 아침에]초식남과 육식녀의 사회 10/6/14 오연희 2014.10.07 36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