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7
전체:
1,292,272

이달의 작가
2014.11.26 08:00

풍선

조회 수 19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풍선

                   오연희

그녀, 바람 들었어요
가슴이 탱탱 부풀었어요

땅에서 발을 떼야 살아나는 바람이에요
일단 바람만 잡아타면
바람이 바람을 밀어 올려요
멀리 아주 멀리 바람피우러 떠나요
까마득히 잊혀진 곳에서
아, 버틸 수 없는 바람의 탄성
하늘과 땅 사이 아무도 모르는 바람의 일
사라지는 것은 잊혀지는 것
그녀가 아는 것은 그것뿐

그대 입김에 또 가슴 부푸는
영원히 철모르는 바람꽃이에요





2015년 미주문학 봄호에 실린 김기택시인의 시평


오연희의 <풍선>은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풍선에 재미있게 비유한 시입니다. 바람은 공기의 운동이면서 욕망을 충족시키고 싶은 마음의 운동이기도 하지요. 인간의 심리에는 현실의 억압에서 벗어나 가볍게 날아오르고 싶은 본능이 있습니다. 바슐라르에 의하면, 꿈의 세계에서는 날개가 있어서 나는 것이 아니라 날아올랐기 때문에 날개가 있는 것처럼 느낀다고 합니다. 꿈꾸는 사람에게는 실체적인 가벼움, 전 존재의 가벼움, 그 꿈을 경험하는 사람 자신도 원인을 알 수 없는, 가벼움 자체로서의 가벼움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삶의 가장 깊은 본능의 하나인 가벼움의 본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꿈꾸는 사람은 날개의 힘으로 나는 게 아니라 가벼움의 본능 때문에 날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와 현실에 적응하기 위하여 이순수한 무욕의 본능을 억압하게 됩니다. 시인은 이 바람의 힘에서 근원적인 생명력을 느끼고 이것을 회복하려는 사람입니다. “하늘과 땅 사이 아무도 모르는 바람의 일에 참여하려고 하고, “가슴 부푸는/영원히 철모르는 바람꽃이 되려는 사람입니다.


 


?

  1. 독서, 다시 하는 인생공부

    Date2015.10.21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66
    Read More
  2. 새해 달력에 채워 넣을 말·말·말

    Date2015.12.29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71
    Read More
  3. '드롭 박스'에 버려지는 아기들

    Date2015.07.06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74
    Read More
  4. 은행 합병과 자녀들의 결혼

    Date2016.05.28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75
    Read More
  5. 황금빛 사막

    Date2017.09.19 Category By오연희 Views175
    Read More
  6. 동정과 사랑 사이

    Date2017.05.12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78
    Read More
  7.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용기

    Date2018.09.26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78
    Read More
  8. 우리는 어떤 '가면'을 쓰고 있을까

    Date2016.02.13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81
    Read More
  9. '우두커니'를 거부하는 사람들

    Date2017.11.30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82
    Read More
  10. 경계가 없는 세계

    Date2018.05.22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83
    Read More
  11. 전자박람회의 미투

    Date2018.03.18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86
    Read More
  12. 인터넷 건강정보 믿어야 하나

    Date2016.03.29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94
    Read More
  13. 한 편의 시가 던져준 용기

    Date2018.08.07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94
    Read More
  14. 겨울 바다에서 꿈꾸는 새해 소망

    Date2017.12.29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96
    Read More
  15. 풍선

    Date2014.11.26 Category By오연희 Views197
    Read More
  16. 따뜻한 이웃, 쌀쌀맞은 이웃

    Date2015.07.11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203
    Read More
  17. 폐가(廢家)

    Date2016.08.08 Category By오연희 Views207
    Read More
  18. 쉽지 않은 시간 후에 오는

    Date2018.02.21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218
    Read More
  19. 미국에서 꿈꾸는 '지란지교'

    Date2015.07.06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223
    Read More
  20. 잔치국수

    Date2016.08.29 Category By오연희 Views22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