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이 꽃길이었네'…美동포 김호길 시인, 국내서 시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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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거장이 건네는 삶과 기억의 오래고도 따뜻한 縮圖"

 "스쳐온 구비구비 사연이야 많았지만/ 지나온 모든 길은 아름다운 꽃길이었네/ 꽃 피고 새 우는 동네 한가운데를 지나왔네."
재미동포 김호길 시인이 쓴 '모든 길이 꽃길이었네'의 전문이다. 시인은 같은 제목의 시집을 최근 국내 창연출판사에서 펴냈다.
그는 이 시로 만해 한용운 선사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자 제정한 유심작품상을 2016년 수상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이 3줄의 시에 대해 "척박하고 비정하고 사악하기까지 한 환경과 인간에 대한 이해와 감회가 순화와 승화의 시간을 건너 응결된 사리 같은 잠언시"라고 평가했다.
김 시인은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시의 혼령의 나를 사막에 처박았지만, 그 사막도 꽃 피고 새 우는 땅이었고 내가 헤쳐온 길이 도착해 보니 꽃길이었다는 내용이 이 시집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육군 보병 지휘관, 육항 파일럿, 월남전 파일럿, 대한항공 파일럿을 하다 미국에 이민했다. 신문기자로 일하다 지금은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며 국제영농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산수(傘壽·80)를 눈앞에 둔 김 시인은 "별별 직업을 가져보고 엉뚱한 길 아닌 사막길을 헤쳐왔지만, 아직 건재한 것은 시조 혼령이 나를 지켜준 덕분"이라고 했다.
시집은 1부 '시인의 마음', 2부 '운초 운초 그리운 이여', 3부 '레그혼 닭은', 4부 '풍경 속으로', 5부 '사막의 밤'으로 구성됐다. 총 60편의 시가 실렸다.
문학평론가인 유성호 교수는 '씨앗 한 알 속에서 완성되어가는 거목의 꿈'이라는 제목의 해설에서 "60년 가까이 시조를 써온 우리 시단의 한 원로급 거장이 우리에게 건네는 삶과 기억의 오래고도 따뜻한 축도(縮圖)"라고 밝혔다.
김 시인은 1963년 진주 개천예술제 '제1회 시조백일장'에서 장원에 뽑히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서벌, 박재두, 김춘랑, 김교한, 조오현 등과 '율시조' 동인으로 활동했다. 1981년 미국에 이민해 이듬해 해외 최초 문학단체인 미주한국문인협회 창립을 주도했다.
시집 '그리운 나라', '지상의 커피 한 잔' 등과 수필집 '바하사막 밀밭에 서서' 등이 있다.
현대시조문학상, 미주문학상, 한국펜클럽시조문학상, 시조시학상, 동서문학상, 팔봉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2022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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