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마음-박인애
2022.09.22 18:09
어머니 마음
박인애
밥솥 뚜껑을 열면
흰머리 날리며
김처럼 피어오르는 어머니 모습
아직도 곱다
이른 아침
갓 지은 밥 위에
주걱으로 십자가를 그리며
자식의 하루를
기도하셨던 어머니
기도 밥 먹고 자란 딸이
자식 위해 밥을 푼다
김이 오르는 밥 위에
십자가를 긋고
기도 한 그릇 담는다
먼 훗날
밥솥 앞에서 밥 푸다 말고
멈칫 선 딸아이가 보인다
그 아이 눈시울이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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