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4 16:00
아침 둘레길 - 이만구(李滿九)
하루를 다짐하고 선잠 깬 사람들
앞 서거니 달리며 멀어져 가는 산책로
뿌옇게 이슬 내려 풀잎에 맺혀있다
꿈이 숭숭해서 연무가 낀 건지
지팡이 짚고 펭귄처럼 절뚝거리며
낯선 이국 동네 한 바퀴 걷고
돌아오시던 울 아버지 생각이 난다
혹시라도 고향에 못 가고 죽거들랑
양지바른 저 뜨락에 묻어달라던
큰 나무 그루터기 하나 있던 곳
아침 둘레길, 그 집 앞을 지날 때면
새로 심은 단풍나무와 고목 그루터기
서로 어우러진 이슬 젖은 정원,
안갯속에 피어오르는 하얀 그림자
흔들의자에 걸터앉은 울 아버지가
웃음꽃을 핀 하회탈의 표정으로
오늘 하루 잘 갔다 오라 손짓하신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1 | 그림 속 레몬향 물컵 | Noeul | 2023.06.14 | 46 |
60 | 길 잃은 새 | Noeul | 2023.06.14 | 48 |
59 | 네 안에 내 모습처럼 | Noeul | 2023.06.14 | 48 |
58 | 이월의 바람 | Noeul | 2023.06.14 | 45 |
57 | 한 편 만들기 | Noeul | 2023.06.14 | 46 |
56 | 소풍 | Noeul | 2023.06.14 | 51 |
55 | 박꽃 | Noeul | 2023.06.14 | 57 |
54 | 어머니의 빨랫줄 | Noeul | 2023.06.14 | 59 |
53 | 9월의 가로수 | Noeul | 2023.06.14 | 59 |
52 | 차창 밖 풍경 | Noeul | 2023.06.14 | 58 |
51 | 초여름 아침햇살 | Noeul | 2023.06.14 | 58 |
50 | 겨울 덤불숲 | Noeul | 2023.06.14 | 67 |
49 | 천년의 바위 | Noeul | 2023.06.14 | 62 |
» | 아침 둘레길 | Noeul | 2023.06.14 | 62 |
47 | 산유화 앞에서 | Noeul | 2023.06.14 | 69 |
46 | 여름산 | Noeul | 2023.06.14 | 72 |
45 | 봄날의 정원 | Noeul | 2023.06.14 | 79 |
44 | 그때 생각이 | Noeul | 2023.06.21 | 109 |
43 | 유월의 소나무길 | Noeul | 2023.06.24 | 183 |
42 | 자카란다꽃 | Noeul | 2023.07.11 | 1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