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4 17:26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조회 수 24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나이 많아

세상 걷기가 힘들어

가을 들길에 나를 내려놓았습니다

 

부자로 살지는 못했지만

굶지는 않았고

힘은 들었지만, 철이 없어

그것이 고생인 줄 몰랐습니다

 

억새, 갈대, 고추잠자리,

작은 새, 빨간 나무 열매, 털 달린 홀씨,

하나님의 뜰에서 뿌리를 내렸으니

한 생을 잘 살았다고

다들, 나름대로 아름답게 익었습니다

 

주님이 주신 짐은 가볍습니다

내가 개미처럼 작아져서

낭떠러지에서 떨어져도 상처 입지 않습니다

낯설면서도 친근하고

쓸쓸하면서도 포근한 이길

 

노년에

풍경 속에 든 작은 나를 짚어보며

더 작아지려고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9 불안 강민경 2012.01.13 86
128 나는 외출 중입니다/강민경 강민경 2019.05.23 86
127 나목(裸木)의 울음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24 86
126 촛불/강민경 강민경 2019.02.03 86
125 파묻고 싶네요 / 泌縡 김 원 각 泌縡 2020.02.06 86
124 시조 풍경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09 86
123 고향 흉내 1 유진왕 2021.07.13 86
122 신경초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8.24 86
121 시조 코로나 19 -수묵화水墨畵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1 86
120 어둠이 그립습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05 85
119 나그네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9.14 85
118 시조 민들레 홀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01 85
117 럭키 페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09 85
116 허공에 피는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7.14 85
115 세상 감옥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5.18 85
114 시조 다시한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30 85
113 시조 놓친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7 85
112 바 람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29 85
111 낚시꾼의 변 1 유진왕 2021.07.31 85
110 시조 코로나 19 – 방심放心 / 천숙녀 2 file 독도시인 2021.08.16 85
Board Pagination Prev 1 ...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