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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등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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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등 / 성백군

 

 

늦가을 서녘 해가

나뭇가지에 걸리자

단풍잎은 석양에 멱감고

마지막을 준비합니다

 

가는 길이

쓸쓸하고 외로워도

뒤돌아보며 팔랑팔랑

실바람에도 힘을 냅니다

 

살날이 많아

앞길이 막막한 젊었을 때는

앞에서 안아주는 사람이 힘이 되더니만

늙어 보니까,  여생(餘生)이야 뻔한 일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

단풍잎을 들추고 내게 내려앉은 석양빛이

내 뒤를 다독거립니다. 따뜻합니다.

늙은 등이

살아온 날들로 인하여 위로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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