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3 10:18

배롱나무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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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 성백군

 

온몸을 빨간 꽃봉으로 뒤집어쓰고

실바람에도 간들간들 사람들을 유혹한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6, 7, 8, 여름이 다 가도록

줄기차게 끓는 폭염 속, 저 정염

무엇이 있는가 싶어 가까이 가 보는데

홀딱 벗었다

껍질이 벗겨지고 드러난 속살

윤가가 자르르 흐른다

저절로 손이 가는데,

참는다

일명 간지럼 나무라고 하였으니

간지럽다고 낄낄거리며 몸부림치다가

꽃잎 다 떨어지면

괜히, 내가 너 꺾었다고 누명 쓰게 될라

, 배롱나무

헛꿈 꾸지 마

나도 그 정도는 알아

네 꽃의 나이가 백일이면 내 나이는 팔십 년이야.

 

   1418 – 0819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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