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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말[맑은누리문학 12년 여름호]
2011.12.05 11:34
말
김태수
말이 산 넘고 물 건너 뛰어다닌다
재주도 부리고 장난도 하면서
가고 싶은 곳 어디나 바람 일으키며
무섭게 내달리는 말
여린 가슴 말문 막아
말조심 안으로 밀어 넣고
그 말 작은 문으로 들어가더니
큰 문으로 튀겨 나와
엉겨붙는 물방울 되어
제 몸 가누지 못해 어디든 쏟아 붓는다
그 물이 말의 집을 삼키고 말의 벌판을 삼키고
몰려다닌다 말 가운데 토막을 비틀면 물이 되는 말귀를 모른 채
욕심 앞서 목에 힘준 말
말잔치를 벌여도
빈말되어
말맛도 못 본 채 배만 고프게 하며
말다툼으로 이어지는 싸움말 되지만
말꼴 함께 나누고
말거리도 함께 하면
다정하게 걸어가는 말동무
뗏말이 휘두르는 말채찍에도
휘말리지 않는 바른말 된다
온순한 말은 햇빛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잔디 풀
말등어리 윤기처럼 따뜻한데
사나운 말은 바람 속 곧추세운 갈기
내갈기는 말총 두려워 피해 가고
어떤 말 잡아볼까 망설이다
떠나는 말 놓칠까 봐
말꼬리라도 잡고 늘어지면
말머리 돌린 말발에 채여
먼지 같은 쓸모없는 말 되는데도
나서길 좋아하는 말들
경마장에서처럼 서로 앞다투며
환상 속 영광을 꿈꾸는 허황한 말로 달려온다
참 말 도 많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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