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pin Nocturnes Op.9 - No.1~No.3
쇼팽 녹턴(Nocturne, 야상곡)이 쇼팽의 작품 중에서 차지하는 의의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선율이나 화성의 아름다움, 여기 깃든 풍성한 시정과 섬세한 감성 등은 아주 특출한 것이어서 쇼팽 음악의 한 측면을 가장 잘 나타낸 음악 형식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상곡이라는 것 자체가 로맨틱하고 센티멘탈의 분위기를 특징으로 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쇼팽의 야상곡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가 있더군요. 쇼팽보다 한 살이 적은 같은 시대의 음악가 리스트가 그를 방문했을 때,
리스트가 쇼팽의 야상곡을 자기식으로 변형시켜 연주한 적이 있었답니다.
잠자코 리스트의 연주를 듣기만 하던 쇼팽이 그에게 다가가서는 "내 작품을 내가 칠 수 있게 해주겠어요?
쇼팽만이 쇼팽의 작품에 변화를 줄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합니다.
리스트가 비켜 난 피아노에 쇼팽이 앉는 순간, 마침 나방이 램프 속으로 뛰어드는 바람에 불이 꺼졌는데 리스트가 불을 켜려 하자
쇼팽은 "켜지 마시오. 대신 다른 모든 촛불도 꺼 주십시오.
내겐 달빛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라며 희미한 달빛 아래서 피아노에 영혼을 불어 넣으며 한시간 내내 연주를 계속했다고 합니다.

몰아의 경지에서 경청하다 눈물이 가득 찬 리스트는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피아노의 시인이며,
나는 하찮은 어릿광대였소"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사실 여부를 떠나서라도 쇼팽의 피아노 음악이 그만큼 듣는 이에게 주는 감동이 크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서양 음악사를 통털어 봐도 쇼팽만큼 피아노를 사랑했고 피아노를 위해 죽어간 작곡가는 없다고 하지요.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태어나 프랑스의 파리에서 죽기까지 그가 살다 간 39년의 짧은 생애는 피아노와 함께 피고 진 '슬프도록 아름다운' 생애였습니다.
앞에서(뮤직박스 120번)에서 제가 소개드렸던 아름답기 그지없는 작품을 비롯 그가 조국 폴란드를 떠나기 전에 쓴 두 곡의 '피아노 협주곡'과 파리로 진출하여
죠르주 상드를 알고 나서부터 작곡된 무수한 피아노 소품곡들은 모두가 그때 그때의 쇼팽의 삶이 반영된 주옥같은 작품들이었습니다.
Nocturne op.9 (1.2.3번)
작품 9는 3개의 녹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바르샤바 시대 말부터(1830년)
파리에 나올 때까지(1831) 작곡된 것으로 여겨진다. 쇼팽의 녹턴으로는 맨 처음 출판되었다.
따라서 그 형식에 있어서 이 작품들과 선구자 필드의 작품이 비교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독일의 유명한 비평가 렐슈타프(Relstaf)는 "쇼팽은 필드의 작품에서 직접 차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필드의 선율과 반주법을 흉내내고 있다" 고 지적하였다.
그에 대해 니크스는 " 흉내낸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더구나 예술가가 이 형식으로 작곡하는데 있어서 최초의 자극을 선배로부터 받아 어느 부분을 차용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 고 반박하며 쇼팽이 그 위에 서서 자신의 독창성을 드러내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Nocturne No.1 in B-flat minor, Op. 9, 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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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cturne No.3 in B major, Op. 9, No.3
Nocturne Maria Joao Pires No3 Op9-3 B major Alegretto
이 작품은 작품 9의 다른 두 곡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결코 가치가 떨어지는 작품은 아니다.
첫머리의 템포가 알레그레토인데 스케르찬도로도 지시되어 있다는 것은 이 곡이 단순히 "꿈을 꾸는" 야상곡이 아니라 쾌활한 해학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귀여운 곡으로서 꿈을 꾸는 듯한 전형적인 살롱 음악이다.
세도막 형식.
중간 격정적인 중간부분에서 유령이 나올 것 같은 주제는 깊이 파고든다.
이 녹턴은 쇼팽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은 초기작이다.
작품 9 번 집은 매혹적인 피아니스트 Camille Pleyel, nee Mme. 에게 헌정되었다.
그녀의 연주를 들은 사람은 모두 사랑에 빠졌다..
"야상곡 작품9의 2번(Nocturne in E-flat major, Op. 9, No.2)"은
쇼팽의 야상곡을 대표할 만큼 많이 연주되고,
(저도 Jazz Version으로 올렸을만큼) 그만큼 또 사랑 받는 센티멘탈한 곡으로 감미로움이 넘치는 곡입니다.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편곡이 되어 통속화되면서,
이 음악은 현재도 모든 장르의 뮤지션이 어떠한 악기도 막론하고 편곡하여 연주하기를 좋아하는 최고의 레퍼터리가 되어 있지요.
쇼팽은 일생을 거의 피아노곡 작곡에 전념했습니다.
예 외로 6개의 관현악곡, 3개의 소나타 역시 대단한 빛을 발하고 있기도 합니다만,
녹턴을 비롯하여 즉흥곡, 마주르카, 왈츠, 폴로네이즈 등은 쇼팽이 새롭게 개척한 피아노곡 형식이었습니다.
새로움이 가득한 그의 곡들을 후대의 음악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정교함과 치밀한 악상을 독창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무엇보다도 낭만적인 아름다움을
피아노 예술로 창조해 낸 쇼팽은 그의 시대에서 이미 서양음악사에서의 위대한 대선배들의 그늘에서 벗어나
완전히 독자적인 새 지평을 열면서 음악의 세계에 군림하기 시작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야상곡 작품9의 1번(Nocturne in B-flat major, Op. 9, No.1)"도 단순하지만
감미로운 선율의 매력이 결코 2번에 뒤지지 않아서 설레임이 있는 곡입니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쇼팽의 피아노 음악을 들을 때마다 걷잡을 수 없는 격정에
휩쌓이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치 스스로 피아노에 몰입하여 무아의 경지에서 연주하고 있는 쇼팽의 곁에서 그 위대하면서도 안타까운
천재의 연주를 감상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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