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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나비… 4-8

2012.04.20 11:09

유봉희 조회 수:96 추천: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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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과 나비

유 봉 희


“눈 감고 손 내밀어 보세요”
옆집 푸른 눈 샨이 제 손을 뒤로 하며 재촉한다
네 살짜리 소년 눈엔 자랑이 가득하다
아마, 제가 만든 종이배
아니면 뒤뜰에서 따온 꽃 한 송이
그런데 이게 무슨 감촉?
눈 뜨고 보니, 송충이 한 마리
황갈색 몸체에 아직 덜 자란 털 옴지락거리는
그러나 몇 초만에 몸 불려 독침을 쏘아댈 것 같은
후다닥 털어 버리려는데
“정말 귀엽지요”
제 손바닥에 옮겨 놓으며 소년이 말한다
귀엽다?
영원히 손바닥에 송충이 올려놓고 사는
새로운 지옥이 생기려는데
“곧 나비가 될 거예요”
소년이 손을 올려 날개짓을 한다
어느새 송충이는
꽃 날개 펴고 나비가 된다

나에게는 날아오지 않는 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