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의 유카탄 반도는 정수리에 불을 놓는다.
태양을 섬기던 마야인들의 열기가 아직도 뜨거워
태양은 이렇게 펄펄 살아 뛰는 걸까
체첸잇사는 잇사족의 말로 우물의 입구라는데
둘러보아도 물은 흔적도 없어
뜨거워진 물병만 자꾸 기울었다.
태양신을 위한 제단 피라미드
네 면의 91개의 게단과 꼭대기의 신전을 합쳐
365 숫자로 태양력이 되었고
동쪽 계단 아래 뱀 머리 조각 그림자가
춘분과 추분을 알리면
옥수수 씨를 뿌리고 또 추수를 했다는 마야인들
손끝으로 천문과 수학을 만졌던 그들
살아있는 사람의 심장으로 제를 올렸다니
그들의 심장과 머리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너무 가까이 있었던 것일까
계단 아래에서 자꾸 발걸음이 붙잡혔다.
피라미드 앞에서 몇 사람들이 손뼉을 쳤다.
아, 새소리로 돌아오는 메아리
깊고 어두운 역사의 서랍이 잠깐 열렸다.
제물의 마지막 눈으로 보았을 그 하늘 위로
이제야 그들은 새가 되어 날아가는 것일까
손뼉을 칠 때마다 제단에서 풀려나는 먼 영혼들
나는 또다시 손을 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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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chen Itza, Yucatan, Mexico의 Pyramid of Kukulk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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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 Orff | Carmina Burana ~ O Fortuna | Rattle · ‘오 운명의 신이여’
Orff: Carmina burana / Rattle · ‘운명의 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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