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드리고 싶은 것
예쁜 한 묶음 꽃도 아니고
새달 지근한 한 소절의 음악도 아닙니다.
새벽 별 졸린 눈 아직 깜박일 때
발 적시며 차가운 숲을 지나
막 떠오르는 햇살에 새롭게 빛나는 이슬로
정갈한 물 한 그릇 담아 오렵니다.
그래서 당신의 버거운 펌프질에
마중물 한 사발로 부어 드리고 싶습니다.
온통 아픈 세상에 살면서
혼자만 아프지 않겠다면
참으로 죄짓는 일 같아서
그러하니 친구들이여
조금은 아프십시요
조금만 아프십시요
그리고 내일은
그대의 안부를 묻는 대신
지구별을 돌고도 남는다는 그대의 물길에
힘찬 소리를 들려주십시요.
* 마중물 : 펌프질 하기전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하여
먼저 붓는 한바가지 정도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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