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_ 김소월 (金素月 1902∼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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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버전>
이제는 지가 역겨운감유 가시다면유 어서 가세유 할 말이 없구만유
임자한테 드릴건 없구유. 앞산의 벌건 진달래, 뭉테기로 따다가 가시는 길에 깔아드리지유
가시는 걸음 옮길 때마다 저는 잊으세유 미워하지는 마시구유 가슴 아프다가 말것지유 어쩌것시유
그렇게도 지가 보기가 사납던가유 섭섭혀도 어쩌겄시유 지는 괜찮어유 울지 않겄시유
참말로 잘가유 지 가슴 무너지겄지만 어떡허겄시유 잘먹고 잘살아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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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버전>
내 꼬라지 비기 실타고 갈라카모, 내 더러버서 암 말도 안코 보내 주꾸마.
약산 강가 참꽃, 항거석 따다 니 가는 길에 뿌리주꾸마.
니 갈라카는 데마다 나뚠 그 꼬슬 사부자기 삐대발고 가뿌라.
내 꼬라지 비기 시러 간다 카몬, 내 때리 직이 삔다 캐도 안 울끼다.
괴안타 그만 가라. 참말로 괴안타 안카나. 참말로 괴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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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버전>
나 싫다고야, 다들 가부러랑께, 워메~ 나가 속상한겨. 주딩 딱 다물고 있을랑께
거시기 약산에 참꽃, 허벌나게 따다가 마리시롱 가는 질가상에 뿌려줄라니께.
가불라고 흘때마다 꼼치는 그 꽃을 살살 밟고 가시랑께요.
나가 꼴베기 시러서 간다 혼담서, 주딩이 꽉 물고
밥 못쳐묵을 때까지 안 울랑께 신경 쓰덜말고 가부러랑께.
겁나게 괜찬응께 워메~ 참말로 괜찬아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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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버전>
나 보는 기 매해서 들구버질 저는 입두 쩍 않구 고대루 보내드릴 기래요.
영변에 약산 빈달배기 참꽃, 한 보렝이 따더, 내재는 질가루 훌훌뿌레 줄기레요.
내 걸리는 발자구발자구 내꼰진 참꽃을 지져밟고 정이 살페가시우야.
나 보는 기 재수바리 웁서 내툴저는 뒈짐 뒈졌지 찔찔 짜잖을 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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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버전>
나 바레기가 귄닥사니 벗어정 가고정 헐 때랑 속숭허영 오고셍이 보내주쿠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꼿, 가득 토당 가고정헌 질에 뿌려주쿠다.
가고정헌 절음절음 놓인 그 꼿을 솔째기 볼브멍 가시옵서게
나 바레기가 귄닥사니 벗어정 가고정 헐 때민 죽었자 아니 눈물 흘리쿠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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