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리운건 / An act of love
이정하
당신이 그리운건
내게서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한 영혼이 다른 영혼에게 기대는 것이
사랑은 아닙니다
서로의 영혼이 홀로 설 수 있도록
지켜봐 주고 아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너의 모습
이정하
산이 가까워질수록
산을 모르겠다.
네가 가까워질수록
너를 모르겠다.
멀리 있어야 산의 모습이 또렷하고
떠나고 나서야 네 모습이 또렷하니
어쩌란 말이냐, 이미 지나쳐 온 길인데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먼 길인데.
벗은 줄 알았더니
지금까지 끌고 온 줄이야.
산그늘이 깊듯
네가 남긴 그늘도 깊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Aristotle Ridden by Phyllis, c. 1400, Aquamanile, bron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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