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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연꽃 씨앗 '아라홍련' 700년 만에 꽃 피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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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박물관에서 7월 7일 꽃망울을 터뜨린 700여 년 전 고려시대 연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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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홍련(阿羅紅蓮)
- 고려 미라 씨앗, 700년 만에 꽃으로 환생한 사연
고려시대 연꽃 씨앗이 700여 년 만에 꽃으로 환생하였다.
경남 함안군 함안박물관에서 2010년 7월 7일 자태를 드러낸 연꽃은
두 송이로 지난해 5월 경남 함안군 성산산성(사적 67호)에서 발견되었던 씨앗이
발견된 지 1년 만에 결실을 봐, 찬란하게 꽃을 피워 많은 사람들이 신기해 하였다.
연꽃 씨의 수명은 유난히 긴 편이지만 700년 동안 잠자던 씨앗이 발아하고 잎과 줄기의 성장을 거쳐 꽃으로 환생하는 일은 흔치 않다.
함안군과 박물관은 함안이 아라가야(阿羅伽倻)였던 점에 착안해
이 연꽃을 함안의 옛 이름을 딴 아라가야의 연꽃, 즉 ‘아라홍련’ 으로 이름 붙였다.
‘아라가야의 연꽃 (아라홍련 · 阿羅紅蓮)’ 은 어떻게 700년 간이나 생명의
불씨를 안고 있다가 당시의 연꽃 모습을 생생히 꽃 피울 수 있었을까.
원래 이번에 꽃으로 환생한 연꽃 씨앗은 지난 해 5월 성산유적 지하 4∼5m 토적층에서
씨앗 발견 당시 10개가 발견되었다. 함안군은 씨앗의 연대 확인을 위해
전체 10개중 표본 2개를 골라, 대전과학단지 내 한국지질자원연구소에 보내
연구원 박중헌 박사에게 의뢰한 결과, 1개는 지금으로부터 650년 전,
다른 1개는 760년 전의 고려시대에 생성된 씨앗으로 확인됐다.
아라홍련(阿羅紅蓮)은 현재 두 송이가 완전히 꽃망을 터트렸고,
7개의 꽃대도 오는 8월 말까지 시차를 두고 계속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라홍련은 박물관이 당초에 기대한 백련이 아니고 홍련이지만
다른 색깔이 일체 섞이지 않는 선명한 붉은 색깔이다. 또 어느 한곳으로도
일그러짐이 없는 단정한 꽃봉오리에서 우리 고유의 전통 연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피고 있는 일반 연꽃과 다른 점은 꽃잎이 길고, 꽃봉오리
또한 길쭉하고 연한 색깔을 띠며, 고려시대 탱화나 고려벽화에서 보이는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특히 아라홍련은 70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지금의 다양한 연꽃으로 분화되기 이전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어
향후 연꽃의 계통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결실을 본 아라홍련은 지난해인 2009년 5월8일 함안군내 성산산성 (사적 67호)에서 씨앗이 발견된 뒤,
같은 달 침종(浸種 · 씨앗 담가 불리기)한 지 5일 만에 싹이 나오고 그동안 생육을 해왔다.
이어 지난, 2010년 5월 13일 첫 번째 잎이 출현하고,
지난달인 6월 17일 첫 꽃봉오리가 맺은 뒤, 이날 (7월 7일) 꽃을 피운 것.
함안군 관계자는 "현재 아라홍련은 함안박물관과 함안농업기술센터에
각 2포기씩 모두 4포기밖에 없다" 면서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포기수를
늘려 다른 지역으로 이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은 또 아라홍련을 주제로 한 관광상품화를 위해 내년 말까지
함안 공설운동장 옆 11만3천914㎡에 이르는 천연습지를
수생식물생태체험공원과 연꽃 테마관이 포함된 연꽃테마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대구대학교 원예학과 전하준 교수는 “원래 씨앗이 싹을 틔우려면
물, 온도, 산소와 같은 환경이 잘 맞아야만 한다” 며
“이번에 발견된 씨앗들은 당시에는 싹을 틔우기에 부적합한 환경에 놓여 있다가
땅속으로 더 깊이 박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고 말했다.
당시 꽃을 피우기에는 불합격했던 씨앗이 700년 만에 빛을 보면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고려시대로 여행하는 것 같은 신비로움을 안겨준 셈이다.
원래 연꽃(蓮)은 쌍떡잎식물로 수련과(睡蓮科)의 여러해살이 수초다.
만년 식물로 불릴 정도로 수명이 길다. 그래서 연꽃은 풍요, 건강, 장수를 상징한다.
연은 더러운 물 속에서 자라나 깨끗한 꽃을 피운다고 하여 예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불교에서는 속세의 더러움 속에서도 물들지 않고 깨끗한 꽃을 피운다는 청정함의 상징으로 극락세계를 이 꽃에 비유하였다.
즉 극락세계를 <연방>이라고 하였으며, 아미타불의 정토에 왕생하는 사람의 모습을 <연태>라 하였다.
불교에서는 연꽃을 부처님의 탄생과 연결시켜 생각하기 때문에 각종 불교행사에서 연꽃은 빠지지 않는다.
또한 연에 종자가 많은 것을 보고 민간에서는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 여성의 옷에 연꽃무늬를 새겨 자손을 많이 낳기를 기원하였다.
일본이나 이집트의 문헌에도 몇 백 년에서 몇 천 년 된 연꽃이 피었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종자의 수명은 길어, 연(蓮) 씨앗의 생명력은 1만 년에 이르며, 일본에서는 2000년 된 연 씨앗이 발아해 꽃을 피운 적이 있다.
종자는 넓은 타원형으로 길이 1㎝ 정도이며 검고 단단한 껍질이 있다.
이번에 싹트고 꽃 피는 일을 처음부터 지켜 본 함안박물관의 성재기 운영 담당관은
“과연 싹을 틔울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이 씨앗이 어떤 꽃을 피울 것인지 참 궁금했다” 고 말했다.
싹을 틔우려고 특별히 다른 환경을 만든 것은 아니며, 현대의 연꽃처럼 일반 진흙에 섭씨35도 정도의 물에서 발아했다는 것.
강원대 원예학과 김종화 교수는 “교과서에도 연꽃의 전설이 나와 있다” 며
“발아과정을 직접 지켜 보지 않아 확신할 수 없지만
깊은 땅 속에서 오묘한 환경 덕분에 썩지 않고 종자가 보존되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고 말했다.
또 전하준 교수는 “식물마다 종자수명이 차이가 있지만 짧은 것은 몇 시간밖에 안되는 것도 있고
토마토 같은 경우 1~2년 유지한다” 고 말했다.
전교수는 “씨앗 속 저장 양분이라는 것이 10~20년 가는 게 아닌데 이번
아라홍련의 종자수명이 700년을 넘나든다는 것은 희귀한 경우”라고 했다.
이번 꽃으로 환생한 아라홍련은 현대의 연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성재기 담당관에 따르면 현대의 연꽃잎이 동그랗고 짙은 붉은색에 잎이
두 세겹인 반면 아라홍련의 잎은 12개로 계란형에 크기는 좀 더 크고 옅은 분홍색을 띠고 있다.
원예학자들은 이런 차이는 고려시대 연꽃이 700년의 세월을 건너면서
현대의 연꽃 모양으로 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앞으로 연꽃의 계통과 진화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라홍련.
경남 함안군 성산산성(사적 67호)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연꽃 씨앗이 700여년만에 꽃을 피웠다.
아라홍련은 70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지금의 다양한 연꽃으로 분화되기 이전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어 향후 연꽃의 계통 연구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시대 연꽃 씨앗은 지난해 5월8일 가야문화재연구소가 주관한 제14차 성산산성 발굴조사현장에서 옛 연못의 퇴적층으로 추정되는 지하 4~5m의 토층을 발굴하던 중 발견됐다.
함안박물관에서 7일 자태를 드러낸 두 송이의 '아라홍련'은 성산산성에서 발견된 모두 10개의 연꽃 씨앗 중에서 발아에 성공한 3개의 연꽃 씨앗에서 꽃을 피운 것으로 현재 7개의 꽃대가 올라온 상태다.
지난해 5월 함안박물관과 농업기술센터에서 발아에 성공한 지 일 년여만의 결실이다.
함안박물관이 연꽃 씨앗 발아과정을 관찰한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5월8일 침종(씨앗 담그기)한 지 5일만에 싹을 내기 시작했고
같은 달 13일 첫번째 잎이 나온 이후 8월 하순까지 여러 개의 잎이 나오는 등 정상적인 성장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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