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봉희 서재 DB

유봉희의 시감상방

| 유봉희의 시감상방 | 만남의 방 | 작가갤러리 | 시문학포럼 | 제1시집 | 제2시집 | 제3시집 | 제4시집 |
| 나의 즐감시 | 나의 영상시 | 명상갤러리 | 음악갤러리 | 미술갤러리 |

서예 / 고창수

2007.10.13 13:53

유봉희 조회 수:629 추천:91

  서예

고 창 수


떨리는 먹물 한 방울로 내 미망(迷妄)을 점안하였습니다.
삼라만상엔 없는 형상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미망의 불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표적이 없는 내 마음을 향하여 불의 활을 당겼습니다.
드디어 강물은 흐르고 불길은 타오릅니다.
배는 떠나고 끊어진 밧줄도 먼 바다로 떠나고
내가 찍은 먹물의 점에서
불의 날개는 퍼덕거립니다.
내가 그린 바위는 깨어지고 물소리는 부서집니다.
불길은 타오르고 연기는 피어 오릅니다.
내가 쓴 글씨는 목청을 떨고 있습니다.
마을 한 자리엔 시퍼렇게 서슬이 피어 오릅니다.
어둠 속에 버렸던
개울물 소리가 돌아와 빛납니다.
아 버렸던 내 마음이 무명에서 돌아와 흐느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