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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구나 내 추억아/ 윤석산

2008.02.07 13:20

유봉희 조회 수:784 추천:97

  미안하구나 내 추억아

윤 석 산


시위를 떠난 우리의 젊음은
어둠의 과녁을 관통한 채 아직도 부르르 떨고 있구나
떨고 있구나.

전신을 휘감던 내 슬픔의 갈기,
바다의 칠흙 속, 깊이 수장시키고
내 안의 빛나던 램프 아직도 당당히 빛나고 있구나.

관철동에서 혹은 소공동에서,
또는 와이 엠 씨 에이 뒷골목에서,
웅숭이며 헌 비닐조각 마냥 서석이며 나뒹굴던
우리의 빛나던 젊음.

그러나 오늘 술 마시고 고기 먹고 배불리어
이 길목 지나며,
아아, 정말로 미안하구나 내 추억아,
어둠속 빛나던 나의 램프여.

과녁을 향해 떠난 화살,
그 시위,
아직 부르르 내 안에 떨고 있는데, 떨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