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점은 여러개다

2006.06.21 05:43

유봉희 조회 수:813 추천:89

중심점은 여러개다

유 봉 희

고래들이 알래스카로 이동을 시작하는 삼월
캘리포니아 북쪽 해변
나무뿌리 큰 둥치가 검은 모래사장에서
물개 모양으로 등걸잠을 자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큰 고래들과 어깨를 비비며
새끼 고래는 살짝 업어도 보았을 것이다
조금 전 이 모래 사장에 닿았는지
젖은 몸이 검게 윤기 흐른다
몸통을 세워보니 물개가 하늘로 오를 듯
돌려보니 다시 물 속으로 자맥질
세워도 뉘어도 중심이 잡힌다
보이지 않는 중심이 여러 개의 팔을 가졌다
여기 좀 잘라 줘요, 여기 좀 깍아 줘요
파도치며 부딪치며 깍이고 닳아서
저를 완성시킨 나무 둥치

앉아도 서도 중심 못 잡고 모래밭 걷는 사람
나무 등걸에 업혀 고래 따라 간다면.

유봉희 제 2 詩集 몇 만년의 걸음

이 게시물을

리치 텍스트 편집기, editor1

에디터 툴바▲

도움이 필요하면 ALT 0 을 누르세요

◢요소 경로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2.00MB (허용 확장자 : *.*)

글쓴이 비밀번호 홈페이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중심점은 여러개다	유봉희	2006.06.21	813
35	소금 화석	유봉희	2006.06.21	1136
34	820광년,폴래리스	유봉희	2006.06.21	1373
33	광대소금쟁이	유봉희	2006.06.21	1470
32	봄이 부호를 푼다	유봉희	2006.06.21	798
31	내 별에게 가다	유봉희	2006.06.21	1532
30	어린 별들에게	유봉희	2006.06.21	740
29	그녀의 방엔 밀물과 썰물이 함께 흐른다	유봉희	2006.06.21	750
28	화성으로의 산책	유봉희	2006.06.21	682
27	인연 [1]	유봉희	2006.06.21	1131
26	서릿발 소리 [1]	유봉희	2006.06.21	1260
25	방패	유봉희	2006.06.21	643
24	광야의 잠	유봉희	2006.06.21	644
23	홀로그램 속으로…	유봉희	2006.06.21	650
22	쑥	유봉희	2006.06.21	1423
21	물 방울의 노래	유봉희	2006.06.21	554
20	나이테의 소리가 들리나요	유봉희	2006.06.21	589
19	그 속에도 꿈이	유봉희	2006.06.21	619
18	천상의 노래	유봉희	2006.06.21	566
17	몇 만년 전의 답신	유봉희	2006.06.21	625

첫 페이지 1 2 3 끝 페이지

쓰기

태그

중심점은 여러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