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봉희 서재 DB

나의 영상시

| 유봉희의 시감상방 | 만남의 방 | 작가갤러리 | 시문학포럼 | 제1시집 | 제2시집 | 제3시집 | 제4시집 |
| 나의 즐감시 | 나의 영상시 | 명상갤러리 | 음악갤러리 | 미술갤러리 |

관계

2007.09.06 09:49

arcadia 조회 수:679 추천:38

  관계··· 유봉희

image_1337402613.gif

  관계

유 봉 희


수평선은 안개로 풀려
어디가 하늘인지 바다인지 알 수 없다
파도가 물었다 놓았다 하는 모래사장
한 마리 물새가 바다를 향해 서 있다
풀어진 수평선을 다시 끌어내어
날개 높이를 재야 하는지
부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있다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열 걸음 오른쪽
물새쪽으로 자꾸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물새는 나를 보지 않는다
몇 걸음 물새쪽으로 걸어가 본다
물새는 아주 천천히
내가 다가선 만큼 오른쪽으로 걸어간다
그와 나와의 일정 거리를 만든다
일정 거리를 지키고 싶어한다
다시 미동도 않고 바다를 향해 서 있는 물새
나도 그렇게 무관심을 가장하고 서 있을밖에

흰 거품을 문 파도만
바싹 발 밑으로 다가서고 있다.




198400fc5277958374e6005e7cc70c7f.jpg

 Raul Di Blasio - Oto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