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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일몰… 7월 13일 7시 40분

2015.01.12 10:03

유봉희 조회 수:296 추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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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3일 7시 40분, 그날의 일몰

유 봉 희


세 뼘쯤 남은 해,
바닷가로 가는 길에 갈대밭 갈대들은
어서 오라는 것인지 그만 돌아가라는 것인지
서걱거리는 손을 자꾸 흔들고 있다
길은 두 갈래로 갈라져서
언제나처럼 조금 망설이다 한 길로 들어섰지만
모든 입구가 출구를 물고 서 있다고 생각하면
갈대의 손짓이 무슨 의미이든 상관 있겠는가
바다는 저기서 마지막 햇살잎으로 찰랑인다

두 뼘쯤 남은 해,
일렁이는 물결에 금빛 망을 던져 놓고
다시 생각하는듯 머뭇거린다
수평선에 걸려 반짝이는 잔물결들은
심해의 나뭇잎, 떨어지는 오늘 해 한 덩이도
온 몸을 던져 바다의 뿌리에 닿고 싶은가

한 뼘쯤 남은 해
온 종일 무겁고 뜨겁던 머리
당기듯 끌리듯 바다로 내렸다
이제 기어코 뿌리에 닿았는가
붉은 해를 우려낸 바닷물이 수평선을 넘었다.





音:  Albinoni Adagio - Bernd Steidl
畵: 안면도 솔섬 해넘이
• 붉은 님아, 온갖 시름 불태워다오
• 중앙일보 | 사진=안성식 기자 | 201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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