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시51편 3절)                                                      

  “내가 주께만 범죄하여 주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사오니” 이 말씀 중 “주께만 범죄하여”는 인간에 대한 범죄보다 하나님께 대한 범죄를 고백하였습니다. 그러나 다윗이 인간에 대한 범죄를 배제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주께만”(You only)의 표현에서 “-만”이라는 조사로 하여 사람과는 무관한 일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이는 인간에게 행한 범죄는 곧 주께 행한 범죄이기 때문이고, 인간에 대한 범죄보다 주께 대한 범죄를 강조한 표현이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범죄를 모른 척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인간에 대한 죄일지라도 그것이 하나님에 대한 범죄임을 강하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3절의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중 “아오니”의 히브리어 ‘야다’는 ‘깨닫는다’의 의미입니다. 이는 죄에 대한 깨달음을 전인격적으로 지속적으로 유지함을 말합니다. ‘회개’(born again)가 1회 성만이 아니라 현재완료의 계속진행형인 것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죄로 괴로워하며 비탄에 잠겨 자복하고 사죄의 확신을 노래하였습니다. 특히 자신의 심리적 고통과 육체의 질병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뼈를 깎는 아픔으로 회개함을 격정적으로 노래하고 있습니다(시6,32,38,51,143편)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간음하고 우리아를 원수의 손에 맡겨 살해한 다윗이 자신의 죄를 은폐하려 했을 때,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선지자 나단이 다윗을 경고하자 통회함으로 회개하였습니다. 이에 하나님의 용서하심을 받게 됩니다(삼하12:13). 다윗은 “악인에게 슬픔이 있음”을 철저히 경험한 자입니다. “원수가 내 영혼을 핍박하며 내 생명을 땅에 엎어서 나로 죽은 자같이 흑암한 곳에 거하에 하였나이다”(시143:3). “흑암한 곳은” 죽음의 땅(욥10:21,22) ‘고난’(시112:4) ‘고통’(욥30;3;애5:10) ‘죄의 길’(엡5:11) ‘사탄의 지배’(골1:13) ‘도덕적 부패’(롬13:12) ‘무지’(요일2:8-11)의 경지입니다.

  자신의 죄행으로 인하여 원수와 친구들, 심지어 친척들에게까지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습니다(시38:11). 인간의 존재를 괴롭히는 것이 죄악임을 뼈저리게 느낀 다윗은 하나님께 철저히 자복하고 물밀듯이 넘치는 기쁨과 평안을 맛보았으며, 자신의 체험을 통해 백성들을 교훈하며 죄 사함을 받은 자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였습니다(시32편).

  6편5절에서 볼 수 있듯이 내세에 대한 신앙이 확실했던(시16:10;행2:32) 다윗은 죽음 이후의 상황이나 부활 등과는 관련 없이, 단순히 죽음 이후에는 지상에서처럼 육신을 갖고 하나님을 찬양하기에 어려움을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윗시대에는 죽음이나 부활 등의 교리가 아직 분명히 계시되지 않았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회개함으로 자비로우신 하나님께 호소할 때 인간의 허물(죄)은 아주 없었던 것과 같이 된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시85:3;사1:18;겔18:22). 참된 회개야말로 영적으로 거듭나고(요3:5) 죄에서 놓임 받게 됨을 의미합니다(엡2:1). 우리의 모든 죄를 철저히 고백해야 합니다.

  다윗이 그토록 처절한 지경에서 얼마나 철저히 통회 자복 회개하였는지, 그 경지를 아신 하나님께서 다윗을 용서하셨을 뿐만 아니라(요일1:9) 그를 인정하셨으며 훗날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는 복까지 내려주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로만이 누리는 기독교의 가장 신비로운 은혜이며 최상의 감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