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5 17:58

날 붙들어? 어쩌라고?

조회 수 25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날 붙들어? 어쩌라고?/강민경

 

 

가로등 불빛 아래

잔뜩 부푼 흰 비닐봉지

학교 철조망에 매달려

길 가는 나의 시선 잡아끈다

 

저 안에 무엇이 들었지!

다가가 들여다보는데

바람만 잔뜩 끌어안고 끙끙거리다

손 내밀자, 마지못해 잠시 멈추고

      

물건을 담아 나를 때는

싫다는데도 멱살을 잡아끌더니

속을 비우자마자 구겨져 처박힌 것이

억울해서 바람이 가자는 대로

담을 넘었는데 막상 갈 데가 없다고

내 다리를 감싸 안고 늘어진다

 

날 붙들어? 어쩌라고? 당황해서

묻는 풋내기 같은 내 꼴이 재미있는지

가뜩 안았던 바람 풀었다 들였다

펄럭이는 흰 비닐봉지를 달래어

 

바람을 빼내고 접는데, 당신도

꼭 필요하지 않으면

, 가고 싶은 데로 갈 수 있게   

이 철조망이나 좀 넘게 해 달라며 

바람과 나 사이를 맴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27 모래성 강민경 2007.03.19 165
1326 모래시계 윤혜석 2013.07.05 307
1325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4.06.22 427
1324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8.02.20 135
1323 모의 고사 김사빈 2009.03.10 444
1322 모처럼 찾은 내 유년 김우영 2013.03.28 382
1321 모퉁이 집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14 120
1320 시조 목련 지는 밤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4.10 120
1319 목백일홍-김종길 미주문협관리자 2016.07.31 337
1318 목소리 이월란 2008.03.20 171
1317 목이 말라도 지구는-곽상희 file 미주문협 2020.09.06 42
1316 몰라서 좋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16 67
1315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강민경 2015.06.08 284
1314 몸살 앓는 닦달 시대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20 59
1313 몸살 앓는 봄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09 81
1312 몸으로 하는 말 강민경 2011.10.05 235
1311 몸이 더워 지는 상상력으로 서 량 2005.02.07 428
1310 시조 못 짜본 베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10 55
1309 못난 친구/ /강민경 강민경 2018.07.17 90
1308 시조 몽돌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07 165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