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5 17:58

날 붙들어? 어쩌라고?

조회 수 26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날 붙들어? 어쩌라고?/강민경

 

 

가로등 불빛 아래

잔뜩 부푼 흰 비닐봉지

학교 철조망에 매달려

길 가는 나의 시선 잡아끈다

 

저 안에 무엇이 들었지!

다가가 들여다보는데

바람만 잔뜩 끌어안고 끙끙거리다

손 내밀자, 마지못해 잠시 멈추고

      

물건을 담아 나를 때는

싫다는데도 멱살을 잡아끌더니

속을 비우자마자 구겨져 처박힌 것이

억울해서 바람이 가자는 대로

담을 넘었는데 막상 갈 데가 없다고

내 다리를 감싸 안고 늘어진다

 

날 붙들어? 어쩌라고? 당황해서

묻는 풋내기 같은 내 꼴이 재미있는지

가뜩 안았던 바람 풀었다 들였다

펄럭이는 흰 비닐봉지를 달래어

 

바람을 빼내고 접는데, 당신도

꼭 필요하지 않으면

, 가고 싶은 데로 갈 수 있게   

이 철조망이나 좀 넘게 해 달라며 

바람과 나 사이를 맴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89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고백(4)- 작은나무 2019.04.27 167
1588 누나 유성룡 2005.12.14 340
1587 누전(漏電) 이월란 2008.03.23 151
1586 눈 감아라, 가로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11 167
1585 눈 꽃, 사람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9 79
1584 눈 안에 든 별 성백군 2009.07.31 883
1583 눈[目]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3.31 137
1582 눈꽃 이월란 2008.02.19 79
1581 눈높이대로 강민경 2016.02.16 190
1580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서 량 2005.02.17 320
1579 눈망울 유성룡 2007.11.05 112
1578 시조 눈물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15 131
1577 시조 눈물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26 78
1576 눈물의 배경 강민경 2013.09.29 261
1575 눈으로 말하는 사람 김사빈 2007.04.03 207
1574 뉴욕의 하늘에 / 임영준 뉴요커 2005.11.11 244
1573 시조 느티나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21 92
1572 늙은 팬티 장정자 2007.07.24 392
1571 늙은 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14 169
1570 늦가을 땡감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2.22 140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