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에서 온 초대장 백선영

                이 삼 개월 후 
                소행성으로 입성하게 된다는 
                닥터의 말이 믿기 질 않았다 

                하고 싶은 일이 아직 남았고 
                지금 이렇게 걸을 수도 있는데 
                잘못 온 초대장이라며 
                몇 번이고 또 물었다 

                그런데, 고달프던 이 땅이 
                왜 이리 아름답게 보이는가 
                용서 할 수 없던 그녀의 눈물이 
                왜 이리 가여워 보이는가 

                왜 그리 자신에게 갇혀 살았을까 

                용서를 빌어야 할 아이가 보고싶다 
                따뜻한 온기를
                손에 꼭 쥐어주고 싶다 
                손에 묻은 온기가 
                온 몸에 사랑으로 번지게 하고 싶다  

                다시 본 초대장
                거듭 태어나려는 대자연의 숨결이 일고   
                출렁이는 번뇌에서 벗어나  
                자기성찰의 시간을 건너게 하고 있다  

                이제는 
                이 땅에 인연과 꿈 
                아픔 없는 고운 향기로 
                소중히 간직 할 수 있으며  
                언제라도 
                가볍게 흰옷으로 갈아입고     
                평온한 마음으로 소행성에 입성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