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잠화 한가지 /박제천

2012.11.17 08:44

유봉희 조회 수:370 추천: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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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잠화 한가지
박제천

옥잠화 한 가지

내가 부는 휘파람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입을 동그랗게 오무리고
기도 깊숙이에서부터 푸른 숨을 끌어내도
곡조를 이루지 못한다

슬플 때는 그래도 휘파람을 분다
마음속의 슬픈 기가 다 빠져나가도록

바람 소리 속에 한두 마디씩 끊어져 울려 퍼지는
그것은 차라리 외침이다

가을비 속에서
입을 다문 채 젖어 가는

옥잠화 한 가지
그것이 내 휘파람이다.



박제천 1945년 출생. 1965~66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제 시 부문 완료.
‘현대문학상’ ‘월탄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등 수상. 시집 장자시,
시선집 세번째 별,영역시집 The Mind & Other Poems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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