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gul talk · 짝말 · 울과 불, 아롱다롱

2009.10.07 13:36

arcadia 조회 수:1007 추천:27

    hangul talk : · 오두 김성규의 한글짝말 1 · 아롱다롱

▲ "이응" 과 "디귿" 아롱다롱의 짝말
- 오두 김성규의 한글 짝말 (1) · 아롱다롱 -

우리말 알파펫에도 짝이 있다. 이름을 짓는 경우 우리말의 짝을 찾아 짓는다면 보다 의미가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말의 독특한 표음법 (phonetics,
음성체계)의 구조가 나름대로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으면 우리말의
독특한 맛도 살리려니와 그 말의 보존을 위해서도 아주 좋을 것이다.

나는 우리말 가운데는 한자말이 우리말화 되어 한자말 사자성어로 나타나는 수가 많이 있는 것들을 보면서 우리말들은 단어들이 모여 하나의 단어를
이루는 한글성어의 형태가 없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도 한다. 만약에
한글성어의 경향을 잘 파악하게 된다면 우리말도 좀더 창조적으로
여러 말을 줄여서 한 단어로 조합시키는 힘이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말은 그 자체가 짝말로 되어 아름다운 우리말 한글성어로서 나타나는 것들이 많이 있음을 알게 된다.

특히 `이응과 디귿'의 짝말 한글성어도 그런 현상을 보여준다.
이응으로 시작되어 디귿으로 받는 부사형 우리말 표현들을 살펴보면
분명히 이응과 디귿은 몇 가지가 서로 짝이 되어 나타나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대부분의 그 의미가 다양성 또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말이 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아롱다롱, 오손도손, 아웅다웅, 알록달록, 얼룩덜룩, 알송달송,
어벙이 떠벙이, 어중이 떠중이, 엄벙덤벙, 어룽더룽, 얼멍덜멍,
얼쑹덜쑹(이리 저리 '앞 뒤'로서), 엎치락 뒤치락..


그러고 보니 분명히 여기에서 이응과 디귿은 뭔가 모르게 서로 짝이 되어서 표현이 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이 멋진 짝말로 된 우리말들은 `이렇다'와 `다르다'의 이응과 디귿으로 각기 다른 다양성을 표현하기도 하고 이응은 "이런 모습" 디귿은 "저런 모습"의 `이'와 `저'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대칭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여기서 `저'란 바로
옛 우리말 가운데 `뎌'로서 디귿에서 비롯됨을 알 수가 있고 오늘날도
북한에서는 아직도 `지읒'을 `디귿'으로 발음하는 것을 볼 수가 있어
같은 의미를 느낄 수가 있다.
(예를 들어 북한 사투리의 `뎐기불', 뎡거장 등)

그런 면에서 우리말 가운데 나타나는 몇몇 또 다른 이응과 지읒의 짝말들도 이와같은 이응과 디귿의 짝말에 연관하여 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런 것'과 또 `다른 것' 에서 `이'와 `다' 의 이응과 디귿`이 "이런 모습"과 "저런 모습"의 이응과 지읒의 짝말 현상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자면 우리말에서 `디귿'과 `지읒'은 이응과 함께 어울리는 짝말로 되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이응과 지읒'의 짝말이 되는 다음의 우리말들을 보라.

올망졸망, 아기자기, 이런 저런, 요리조리, 요모조모,
오롱조롱, 움푹진푹


따라서 이러한 이응과 디귿 또는 이응과 지읒이 만들어내는 짝말 현상들은
그저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것으로 느껴져 정감이 더 가게 된다.
순 우리말 이름을 지을 때도 이런 `짝말' 현상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형제의 이름을 지을 때에 하나는 `이응'으로 시작하는
이름을 지었다면 그 나머지 하나는 `디귿'이나 `지읒'으로 짓는 것이다.
(예: `아름이'와 `다름이' 또는 `아주'와 `다주' 또는 `재주')

위의 말들 말고도 더 첨부할 말들이 좀더 찾아보면 더욱 짝이 되는 재미있는 우리말들을 볼 수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식의 우리말 구조의
오묘하고 재미있는 부분들을 좀더 우리는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생각할수록 맛있는 우리말! 이응과 디귿이 짝이라!
그래서 우리의 옛 민요들의 후렴들이 그렇게나 "에헤이야 데헤이야!"
짝으로 노래했는지도 모른다. (2004/03/01 기자클럽 한현우 기자사이트)

wave.gif
* 태극의 음양은 훈민정음의 기본자음으로 말하면
ㄱ과 ㄴ의 회전이다.
     <잃어버린 네 자모> 

  ㆍ 씨앗을 뿌리니
  ㆁ 불어 싹이 나고
  ㅿ 무럭무럭 높이 나무로 자라
  ㆆ 열매를 딸 때가 되었구려


pb_chosun.gif · [cafe.chosun.com/dreamview 2008/11/08 오두 김성규]
    hangul talk : · 오두 김성규의 한글짝말 2


▲ 리을 짝말 · 울과 불 과 아롱다롱이 만드는 짝말
- 울과 불 그리고 아롱다롱이 만드는 짝말 -

리을말에는 짝말을 이루는 현상이 있기도 하댜.
여기에 우리말의 리을말들이 만드는 짝말들에 대하여 살펴 보기로 하자.
그 짝말들은 각각의 특징을 나타내는 말로서 상호 짝을 이루어
함께 다니는 말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리을말이 <울>과 <불>이다.

1. 울긋불긋 울퉁불퉁 울고불고

순수 우리말에서도 그 말들이 접두어나 접미어 또는 다른 품사에서도
그 본래의 성격을 표현하고 있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런 경우 울과 불은 하나의 짝말로서 우리가 별로 관심을 갖지 못하면서
쓰고 있지만 우리말의 중요한 짝말의 특징에 포함되어 있다.

'울고 불고'의 숨은 뜻

사람이 운다고 할 때 그 '운다'는 표현에도 다양한 표현이 있다.
그 중에도 '울고불고'란 말이 영어로 번역하기조차 어려운 우리말의 독특한 뉘앙스가 들어 있다. 과연 우는 것은 무엇이고 부는 것은 무엇인가.

울고불고의 뜻을 이해하려고 할 때, '울'과 '불'이 하나의 짝말로 되어 있다는 재미있는 현상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말의 '울'과 '불'은 그러니까 스토커
처럼 서로 따라다니며 하나의 '한글성어'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울과 불의 각각 특징을 살펴보면 우리말의 울과 불의 뜻이 한데 어울려 있을 때, "울"은 "들어간 현상"이고 "불"은 "튀어나온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다. "울"은 그런 면에서 음성적이며 "불"은 양성적인 성질을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다음의 우리말들을 보라.

울룩불룩, 울긋불긋, 울퉁불퉁, 울툭불툭, 울고불고, 울그락 불그락, 울겅불겅, 울근불근, 울뚝불뚝..

여기에서 울과 불은 앞뒤로 짝말로 나타나는데 울과 불은 또다른 양상의
튀어나온 모양을 각각 나타낼지 모르지만 울은 분명히 불보다는 덜 튀어나온 또는 오히려 들어간 모양새를 의미한다. 들어가고 나온 모양에 대한 한자말인 요철(凹凸)이 '음양'의 모양을 나타내는 면에서 우리말로는 '울불'인 셈이다.

그렇게 볼 때 울퉁에선 "쑥들어간 모양"이고 불퉁은 "툭 튀어나온 모양"을
은연중 나타내는데 이 "울"이란 것이 바로 "개울"이나 "여울"에서
보이듯이 산골짝 계곡의 들어간 곳의 물과도 통하고 있다.
울은 그런 면에서 응축되거나 줄어든 현상이다.
반면에 불은 산봉우리나 산모퉁이 모양으로 불거져 나오는 모양이다.

사람이 운다고 할 때 왜 '운다'고 했을까.
그것은 공간이 '울리는' 소리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반면에
울고 불고의 '분다'는 말은 '바람이 분다', '피리를 분다'는 의미에서 보듯이 특정 공간을 빠져 나오는 내뱉는 소리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울고 불고"에서 우는 것과 부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울고 불고'에서 우는 것과 부는 것의 차이는 안으로 삼키는 울음과 내뱉는 울음에 안팎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말하자면,
'울고'는 우는 형태 중에 숨을 속으로 들이키며 훌쩍거림을 말하며,
분다는 것은 숨을 내쉬며 엉엉거리는 울음을 드러내는 표현이리라.
따라서 울고불고란 훌쩍거리며 '끅끅!' 우는 것과 '엉엉!'하고 숨을 내쉬면서 우는 안팎 양면의 짝 울음 현상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무지개도 암수가
있다는 것은 이미 고래로 부터 전해오는 이름이 있을 정도이지만, 우는데도 암수가 있다는 말은 오두방정(김성규)에게서 처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울먹울먹하며 운다고 할 때는 우는소리가 목구멍으로 빨아들이는 형태의 울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말의 운다는 울음은 바로 "울고불고"에서의 부는 것도 있다고 생각하면 '부는 울음'은 보다 내놓고 소리내어 우는 울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우리말의 울고불고의 표현을 보자면 우는 울음을 세분했던
우리의 조상들의 입체적인 정서 표현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울음은 항상 내놓고 울 수만은 없었겠기에 우는 현상으로서 움추려
드는 흐느끼는 모습이 그 대표적인 의미로 나타나 '울음'이라고 하고
"불음"이라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얼마나 울음에 대한 절제된 표현법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사람이 운다고 할 때도 안으로 울음을 삼키며 '울어야'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밖으로 '울고 불고' 드러내놓는 울음도 필요할 때가 있는 모양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 앞에 슬픔을 드러내는 것은 '울음'이라기보다는 '불음'에 가까운 '울고 부는' 현상의 '부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임금이 붕어하면 커다란 나발을 불어서 백성들에게 부음을 알렸다. 나는 한자말인 이 '부음'이 드러내놓고 우는 '불음' 울음의 '부음'으로 느껴진다. 남들이 이해할 정도로 큰 슬픔을 당하면 때로는 숨겨 울지 않고 '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 한 예로 모든 '풍성한 몸매'를 가진 여자분들의 마음을 대변하여 이영자는 아주 잘 울고 불었던 것 같다.

여기서 "울고"는 우는 형태 중에 숨을 속으로 들이키며 훌쩍거림을 말하며 분다는 것은 숨을 내쉬며 엉엉거리는 울음을 표현하는 것이리라. 즉 울고불고란 훌쩍거리며 "끅끅!" 울고 또 "엉엉!"하고 숨을 내쉬면서 우는 안팎 양면의 짝현상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즉 울먹울먹하며 운다고 할 때는 우는 소리가 목구멍으로 빨아들이는 형태의 울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말의 운다는 울음은 바로 "울고 불고"에서의 부는 것도 있지만 우는 현상으로서 움추려 드는 흐느끼는 모습이 그 대표적인 의미로 나타나 "불음"이라고 하지 않고 "울음"이 되었을 것이다.

울과 불은 그러한 '울고 불고'에서 나타내는 기본적인 이해를 통하여 '울'과 '불'이 만들어 내는 다른 울불 짝말들을 재미있게 풀이해 볼 수 있다. 위에서 보는 "울긋 불긋"은 우선 "붉은 색"의 단풍을 연상하기 쉬우나 울과 불을 짝으로 보면 붉은 색은 튀어나오는 색이란 것을 알 수가 있고 숲이 울창하다고 할 때의 울은 바로 깊음을 말하고 음성적인 움푹 들어간 것을 의미하여 불거져 나온 부분의 단풍에 대한 공간적인 들어간 색갈을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산야에 있는 울긋불긋한 단풍들을 연상해 보라. 튀어나오는 색갈과 그 대조적으로 안으로 들어가는 색갈을 어울려 표현하는 것이 바로 우리말의 울긋불긋이다. 이 얼마나 울과 불의 그 의미가 입체적으로 다가오는가. 바로 우리 동요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의 울과 불을 말하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울과 불. 그러고 보면 하나의 짝이 되어 상호 조화로운 상대적인 언어로서 좋은 우리말의 댓말이 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여성적이면서 들어간 골짜기와 물을 의미하고 또 하나는 남성적이고 불거져 나온 봉우리나 모퉁이와 불을 의미하는 것이다.

울과 불을 각각 색갈로 말하자면 물색으로 표현되는 푸른 색과 붉게 타오르는 불과 같은 붉은 색으로 대비될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의 음양 오행을 바탕으로 만든 태극기의 태극그림의 음양의 모습은 태극의 붉은 부분은 양이고 푸른부분은 음으로서 각각 불과 울의 모습으로 볼 수도 있다. 음양의 문양이 어울어져 있는 태극의 음양사상은 우리말로 하자면 하나의 `울불'의 사상이 들어 있다고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동양적인 도가사상에서는 항상 음성을 앞세워서 "양음"이라고 하지 않고 "음양"이라고 표현하듯이 음양의 우리말이라고 할 울과 불은 언제나 울긋불긋 울퉁불퉁 등에서 보는 것처럼 음성인 "울"이 앞서오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즉 도가사상에서 음성이 먼저이고 양성이 뒤에 나오듯 울이 불보다 선재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도가사상은 우리민족의 토착적인 종교였던 것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울불'은 그런 면에서 우리의 토착적 '음양'의 표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어의 여자란 말(woman)이 움(womb)에서 나왔다고 한다면, 우리말의 움막의 움은 분명히 안으로 공간을 가진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가 '엄마'라고 할 때 그 '엄'은 아무래도 자궁의 의미가 있었을 '움'과 관련이 있었지 않을까. 그러한 안으로 형성된 공간의 의미가 '움'이라면, '울'은 울타리에서 보는대로 '움'의 연장선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울은 여성과 관련이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울'은 여성적인 그 어떤 내면의 공간을 의미하고 있으며 흘러가는 개울물의 '울'과도 통하고 있다. 그에 비하여 '불'은 남성의 심볼을 표현하는 말이면서 타오르는 불꽃의 의미에서도 남성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울과 불의 한글 댓말들에 대해서 생각하면 나는 마음이 울렁거리고 가슴이 벌렁거린다.

우리는 유럽어에서만이 아니라 우리말 가운데도 여성중심의 성별(gender)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말들이 있으며 그것도 우리말은 여성 중심의 말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런 울과 불의 한글 짝말들에 대해서 생각하면 나는 마음이 울렁거리고 가슴이 벌렁거린다. 리을말이 우리말 특징의 어떤 중요한 위치에 있다면 이처럼 리을말은 짝말로서의 특징도 지니고 있는 것이다.

2. 아롱다롱 알록달록 알송달송

리을말의 짝말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서 이에 연관한 우리말의 짝말의 현상에 대한 한 가지 더 덧붙여 설명을 해 보자. 그것은 리을자로 끝이 나면서 그 시작하는 말이 짝이 되는 이응과 디귿의 짝말 현상이다.

너무나 익숙한 우리말을 그냥 지나다 보면 자칫 멋진 우리말들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한채 지나가기가 쉽다. 그런데도 우리말의 문화와 정취를 표현하기 위해서 이름을 짓는 경우 순 우리말 이름을 사용하여 이름을 지을 때 흔히 우리는 우리말 이름의 그 어휘의 뜻에만 집착하고 우리말의 어떤 구조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한글 이름을 지을 경우 우리말의 독특한 표음법(phonetics)의 구조가 나름대로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으면 우리말의 독특한 맛도 살리려니와 그 말의 보존을 위해서도 아주 좋을 것이다.

나는 우리말 가운데는 한자말이 우리말화 되어 한자말 사자성어로 나타나는 수가 많이 있는 것들을 보면서 우리말들은 단어들이 모여 하나의 단어를 이루는 한글성어의 형태가 없는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에 이러한 한글성어의 경향을 잘 파악하게 된다면 우리말도 좀더 창조적으로 여러말을 줄여서 한단어로 조합시키는 힘이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말은 그 자체가 짝말로 되어 아름다운 우리말 한글성어로서 나타나는 것들이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이응과 디귿'의 짝말 한글성어도 그런 현상을 보여준다. 이응으로 시작되어 디귿으로 받는 부사형 우리말 표현들을 살펴보면 분명히 이응과 디귿은 몇 가지가 서로 짝이 되어 나타나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대부분의 그 의미가 다양성 또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말이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것은 리을말에 연관한 것이 주종을 이루면서 다른 자음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

아롱다롱, 알록달록, 얼룩덜룩, 알송달송, 어룽더룽, 얼멍덜멍, 얼쑹덜쑹, 엎치락 뒤치락, 어벙이 떠벙이, 아웅다웅, 어중이 떠중이, 엄벙덤벙, 오손도손,

그러고 보니 분명히 여기에서 이응과 디귿은 뭔가 모르게 서로 짝이 되어서 표현이 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그것도 리을말들로 받는 것이 가장 많은 것 같고 다음으로 이응으로 받는 말이 많은 것 같다. 이러한 이응과 디귿의 짝말 현상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 멋진 이응과 디귿의 짝말로 된 우리말들은 `이렇다'와 `다르다'의 이응과 디귿으로 각기 다른 다양성을 표현하기도 하고 이응은 "이런 모습" 디귿은 "저런 모습"의 `이'와 `저'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대칭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이리 저리>란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이응과 지읒 관계의 짝이 되고 있지만 그것은 이응과 디귿의 짝말에서 연관하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즉 여기서 `저'란 바로 옛 우리말 가운데 `뎌'로서 디귿에서 비롯됨을 알 수가 있고 오늘날도 평안도에서는 아직도 `지읒'을 `디귿'으로 발음하는 것을 볼 수가 있어 같은 의미를 느낄 수가 있다. (예를 들어 `뎐기불', 뎡거장 등)

그런 면에서 우리말 가운데 나타나는 몇몇 또 다른 이응과 지읒의 짝말들도 이와같은 이응과 디귿의 짝말에 연관하여 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런 것'과 또 `다른 것' 에서 `이'와 `다' 의 이응과 디귿`이 "이런 모습"과 "저런 모습"의 이응과 지읒의 짝말 현상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자면 우리말에서 `디귿'과 `지읒'은 이응과 함께
어울리는 짝말 발음이 되는 것임도 알 수가 있다.
예를 들어서 `이응과 지읒'의 짝말이 되는 다음의 우리말들을 보라.

오롱조롱, 올망졸망, 아기자기, 이런 저런,
요리조리, 이리저리, 요모조모.


이렇게 볼 때 위의 여러 이응과 디귿 또는 이응과 지읒의 짝말 현상들은
그저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것으로 느껴져 정감이 더 가게 된다.
순 우리말 이름을 지을 때도 이런 `짝말' 현상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형제의 이름을 지을 때에 하나는 `이응'으로 시작하는 이름을 지었다면 그 나머지 하나는 `디귿'이나 `지읒'으로 짓는 것이다.
(예: `아름이'와 `다름이' 또는 `아주'와 `다주' 또는 `재주')

위의 말들 말고도 좀더 찾아 보면 더욱 재미있는 보다 많은 짝말들이
우리말들 가운데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식의 우리말 구조의 오묘하고
재미있는 부분들을 좀더 우리는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생각할수록 맛있는 우리말! 이응과 디귿이 짝이라! 그래서 우리의 옛 민요들의 후렴들이 그렇게나 <에헤이야 데헤이야!> 짝으로 노래했나 보다.

여기에서 우리 전통 민요들이 얼마나 리을말로 잘 노래되고 있는지
우리 민요 <노들강변>의 가사를 보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겠다.

노들 강변

노들강변 봄버들 휘휘 늘어진 가지마다
무정 세월 한 허리를 칭칭 동여 매여나 볼까
에헤이여. 봄버들도 못믿으리로다.
흐르는 저기 저 물만 흘러 흘러서 가노라.


- 계 속 -

[7/13/2001 오두 김성규]

※ 2009-03-29 에 올린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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