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의 통나무집… 4-5

2012.04.20 22:54

유봉희 조회 수:190 추천: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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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속의 통나무집
유 봉 희


눈 내리는 레드우드 숲으로
세 시간쯤 차를 달려
작은 통나무집에 갇히면
사랑하는 사람과
눈 속에 갇혀보고 싶었던 사람
혼자서라도 행복할까
눈은 내리고 쌓여 창문을 가리고
이름 몇 개 밀물과 썰물로 오가다
하얀 모래톱 사이로 사라지면
눈감아도 환한 창문을 향해
두어 시간 닻 내린 배처럼 그저 흔들리고 싶어
그러다가 문득 가까운 듯 먼 듯 밤새가 울면
그냥 감사기도를 하겠어
가끔 그분께 물어보고 싶었던 것
잠깐 망설이다가, 그대로 두고.
이제 새들도 잠들어
고요함이 고요함에 업힐 시간
어찌할까 풀어진 두 손
처음으로 내가 내 어깨를 토닥거려 주고 싶으면
눈 속에 혼자 갇혀서.



   Lara`s Theme / Ernesto Corta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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