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pin · Prelude op.28 no.15 · Raindrop

2008.07.25 22:56

arcadia 조회 수:948 추천:56




Chopin · Prelude op.28 no.15 Raindrop





















Frederic Chopin


 (1810-49)



24 Preludes, Op.28 


Prelude No.15 in D major


< Raindrop >








No.15 in D flat major : Sostenuto
Maurizio Pollini, Piano





쇼팽 : 전주곡 제 15번, Op.28 <빗방울>




쇼팽의 전주곡(Prelude)은 이전에 작곡되었던 순수한 의미의 전주곡은 아니다.
쇼팽 이전에는 항상 푸가 앞에 붙는 짤막한 도입곡으로 사용되거나 모음곡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곡이었으며 그러한 이유에서 '전주곡'이라고 번역된 것이다.
쇼팽의 전주곡은 그 자체로서 독립된 음악이므로 '전주곡'이라는 보편적인 해석은 옳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바탕에 깔려 있는 음악적인 발상은 바흐의 전주곡과 전혀 다름이 없다.

작곡 양식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지만 24개의 모든 조에 걸쳐 작곡되었다는
점이라든가 하나의 아이디어에 기초하여 한 곡이 완성된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바하의 전주곡과 공통되는 또 하나의 사실은 24개의 모든 조성으로 작곡을 실시하면서 각각의 조성에 대해 작곡가가 가지고 있던 인상,
혹은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음악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더불어 이 곡들에는 쇼팽의 가장 뛰어난 모습들이 남김없이 드러나 있고, 작곡기법의 능수능란함은 완전히 모차르트를 능가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그러므로 이들 곡에는 시적인 감흥과 회화적인 이미지가 공존하고 있으며,
각각의 곡은 보석처럼 고귀한 빛을 내뿜고 있는 고차원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15번 D flat장조, Sostenuto, 4/4박자

  <빗방울전주곡>.



곡 전체를 통해 끊임없이 들려오는 A-flat(혹은 G-sharp)음 때문에

'빗방울'이라는 제목이 붙은 유명한 곡이다. 꼭 A-flat음이 아니라도,

이 곡은 비오는 날의 분위기에 너무나 잘 어울린다.

창문 밖으로 비 오는 거리를 내다본다거나, 처마 밑에 서서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고 있는 듯 한 지극히 매력적인 분위기가 이 곡에 살아있다.

중간부에서 곡은 c-sharp단조로 전조되어 먹구름이 낀 듯한 불안정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사실 이런 불안정함도 무척 편안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Vladimir Horowitz plays "Raindrop"






   Maurizio Pollini - Prelude op.28 no.15 Raindrop






   Alfredo Perl - Prelude No.15, "Raindrop"




























Chopin…빗방울 전주곡


마요르카 · 조르주 상드







No.6 in B minor : Lento assai
피아노, 마르타 아르헤리치




마요르카는 아름다운 섬이다.

공기와 온화한 기후. 환상적인 풍경. 이슬람 시대의 유적들.

과거의 영화를 말해주는 앤티크들. 유리와 도자기 같은 특산품들.

더불어 골목 어디에나 즐비한 독특하고 이국적인 향취의 가게와 카페들.

그리고 계절마다 올리브. 야자. 종려. 선인장. 오랜지. 레몬. 장미. 석류로 뒤덮이는 곳.
그 외에도 이곳은 바다 그리고 별과 숲으로 가득한 지중해의 낙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를 부른 것은 비범한 두 예술가 - 소설가 조르주 상드와
음악가 프레드릭 쇼팽 - 가 이 곳에서 두해를 살았다.-중략-



상드가 병약한 애인을 위해 선택한 곳이 바로 마요르카였다.

그 섬은 그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함께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마요르카에서의 생활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해 겨울의 마요르카는 생각보다 불편했고, 비가 너무 많이 내렸으며, 유난히 추웠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쇼팽의 창작열은 타올랐다.
바람이 많아 쇼팽이 ''바람의 집'' 이라고 불렀던 곳에서
그는 후에 최고의 작품이라 불릴 곡들을 써 나갔는데,
그것이 바로 저 유명한 <전주곡집>이었다. -중략-



집 안에는 그들이 쓰던 가구와 빌려서 썼던 피아노가 놓여 있었다.

할머니는 이 곳에서 <빗방울 전주곡>이 탄생했다고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은 쇼팽이 쓰던 피아노로 음악회가 열린다고 한다.

쇼팽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6년 후에, 상드는 자신의 인생행로와 함께

적나라하게 당시 상황을 그려낸 회상록 <내 생애의 역사>를 출판하였다.

나는 쇼핑을 하기 위해 아들 모라스와 함께 외출을 했다.

그런데 비가 내리더니 점점 심해졌다. 게다가 갑자기 불어난 급류로 길도 막혔다.
그래서 우리는 길을 돌아서 평소보다 몇 시간이나 늦게 집에 도착했다.
집 지붕에서는 장대 같은 비가 기왓장을 때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그는 슬픈 표정으로 피아노에 앉아서 빗방울 소리를 피아노로 치고 있었다.
그는 눈물진 얼굴로 말했다.

''나는 이 비에 당신들이 모두 죽었다고 생각했소."

빗방울은 그의 가슴 속에서 눈물로 변했던 것이다.

그는 세상이 자신을 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상드가 이 곡을 "쇼팽의 눈물"이라 불렀다는 일화가 있다.


 





상드가 회고록에서 말한 <빗방울 전주곡>은 제 6번 B단조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낙숫물 소리를 가장 잘 연상시키는 제 15번 D플랫장조에

<빗방울>이라는 별명을 붙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에피소드 덕분에 <전주곡집>은 대중적으로 크게 유명해졌다.
그러나
쇼팽의 24개의 <전주곡집> Op.28은 이 일화가 아니더라도 쇼팽 최고의 곡이다.
도리어 이런 에피소드가 그 예술적 가치를 가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No.15 in D flat major : Sostenuto 피아노, 마르타 아르헤리치



곡 들의 대부분은 상드와 마요르카 섬에 있던 2년 동안에 작곡되었으며

여기에는 상드와의 사랑, 아쉬움, 상드의 아들과의 갈등, 언젠가는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등이 모두 스며들어 있다.
리스트는 이 곡을 가리켜 "지금 까지는 없었던 방법으로 이룩된 새로운 곡들"이라고 말 하면서 "인간으로서나 예술가로서의 모두 빛나는 쇼팽의 창작력이 다 발휘된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No. 15 Des-dur : Sostenuto

Maurizio Pollini, Piano







곡은 쇼팽의 바흐에 대한 지극한 경외심의 표현이었다.

평소 바흐의 건반악기 작품들에 최고의 경외심을 품었던 쇼팽은 "바흐의 곡들은 완벽하게 설계된 기하학적 도면과 같다.
모든 음표가 적재적소에 있으며, 하나의 낭비도 없다."고 말했다.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에서 영감을 받은 쇼팽은 거기에 붙이는 응답처럼 이 곡을 썼다.




그는 이 작품에서 장조와 단조를 각각 12곡씩 24곡으로 배치하는 정교한 계산 위에서 설계하였다.
대부분의 곡들은 2~3분 정도의 짧은 길이를 가지는데, 내용은 지극히 자유롭고 산뜻하다.
오페라나 극장음악에서는 본 곡에 앞서 전주곡이라는 것이 있지만,
쇼팽은 오페라가 아닌데도 여기에 "전주곡" 아라는 멋진 어감을 차용했다.

사실 본 곡도 없이 전주곡만 24개 가 연이어 나오는 형식은 참신하다 못해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이 곡은 한 번에 모두 다 들어야 제맛이 난다.
쇼팽은 분명 자신의 인생이 전주곡으로 그칠 것을 알았기에 그토록 불안해 했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늘 미완성으로 끝나는 것이며, 어쩌면 인생이란 본론이 없는 전주곡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결국 상드의 아이들과 갈등이 심해지면서 쇼팽은 그녀와 멀어진다.

2년후 쇼팽은 돌보는 사람없이 파리 방돔 광장의 호텔방에서 서른아홉 살의 생을 마친다.
누이가 그의 임종을 지켰다. 장례식에 상드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박종호의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에서>







Chopin - Etudes Op.25 No.1 in A flat Major Allegro Sostenuto "Aeolian Harp"
Maurizio Pollini, Piano




에올리언 하프라는 제목는 슈만에 의해서 붙여진 것.

바람의 신 에오스의 이름에서 유래한 에올리언 하프는,
직접 연주하는 것이 아닌 바람이 부는 곳에 악기를 세워 놓고 자연스럽게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한다.
바람의 세기나 방향에 따라 음이 달라진다.
그러나 이 곡을 "비"라는 주제와 묶은 것은 "목동(의 피리)"라는 이 곡의 또 다른 제목 때문.
이 제목은 쇼팽이 제자에게 레슨을 하면서 이 곡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유했기 때문에 붙여졌다.
"목동이 폭풍을 피해서 안전한 굴로 들어갔다. 멀리서 바람과 비가 다가오고있는데, 목동은 조용히 피리를 들어 우아한 멜로디를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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